여름 배웅 / 성백군

by 하늘호수 posted Sep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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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배웅 / 성백군

 

 

한 사나흘,

더위가 기운 것 같아

여름이 가는 줄 알았더니만

오늘은 왜 이래

가만히 있는데도 땀이 나고 숨이 턱턱 막힌다

 

배웅을 못 해줘 삐쳤나 싶어

물 한 컵 떠서 시멘트 바닥에 부어주었다

찬물 먹고 정신 차리라고

 

말복, 처서, 지나 곧 있으면 추석인데

계속 뻗대며 고집부리다가는

음복(飮福) 받기는 다 틀렸다고 윽박질렀더니

 

서러운지, 흐느끼는 여름

하늘에서 빗방울이 뚝뚝 떨어집니다

그를 줄 알았더라면 달래어 보내는 건데

 

너 때문에

세상이 이상기온으로 고생했지만

자연현상에 대해서 많이 배우기도 했으니

가는 길이 순탄하길 기도하마.

내년에는 우리 서로 좋은 낯으로 만나 사귀어 보자며

미웠던 여름이지만 간다는데 어찌하겠습니까

마음 비우고 배웅했지요

 

   1421 – 0828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