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 나도 아파 그러나 / 성백군
땅에 것을 줍겠다고
땅만 보고 걷다 목 굽고 등이 휜 아내를
뒤에서 보듬고 바르게 교정하겠다고
힘을 씁니다
아파?
땅바닥에는 동전밖에 없어
젊었을 때는 더러 백 불짜리 지폐도 주워
살림에 보탬이 되기도 했지만
그동안 시대가 변했잖아
요즘은 카드만 사용하니
자기가 잘 주워 좋아하던 페니는
정부에서도 더 이상 만들지 않는데
나도 아파
그렇지만 우리 잘 살았잖아
부자는 아니지만 남에게 빚진 적 없었고
아이들 삼 남매 잘 키워 손자 손녀가 여섯
며느리, 사위, 그리고 우리 부부까지 합하면
열넷, 그동안 이자가 일곱 배나 붙었네
그러니까
고개 들고, 등 펴고 하늘을 바라봐,
걸으면서 동전 대신 별을 주워 보자고
낮이라 보이지 않으면 해라도 삼켜
저승 가는 길목에 등불이 나오면 천국 길이 환하겠지
거기는 돈 없어도 된다니
이제, 아프지 않아도 될거야
1502 – 0621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