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 나도 아파 그러나 / 성백군

by 하늘호수 posted Jul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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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  나도 아파 그러나 / 성백군

 

 

땅에 것을 줍겠다고

땅만 보고 걷다 목 굽고 등이 휜 아내를

뒤에서 보듬고 바르게 교정하겠다고

힘을 씁니다

 

아파?

땅바닥에는 동전밖에 없어

젊었을 때는 더러 백 불짜리 지폐도 주워

살림에 보탬이 되기도 했지만

그동안 시대가 변했잖아

요즘은 카드만 사용하니

자기가 잘 주워 좋아하던 페니는

정부에서도 더 이상 만들지 않는데

 

나도 아파

그렇지만 우리 잘 살았잖아

부자는 아니지만 남에게 빚진 적 없었고

아이들 삼 남매 잘 키워 손자 손녀가 여섯

며느리, 사위, 그리고 우리 부부까지 합하면

열넷, 그동안 이자가 일곱 배나 붙었네

 

그러니까  

고개 들고, 등 펴고 하늘을 바라봐,

걸으면서 동전 대신 별을 주워 보자고

낮이라 보이지 않으면 해라도 삼켜

저승 가는 길목에 등불이 나오면 천국 길이 환하겠지

 

거기는 돈 없어도 된다니

이제, 아프지 않아도 될거야

 

   1502 – 0621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