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공 시리즈
2009.09.04 04:49

몸가축(견공시리즈 20)

조회 수 642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몸가축 (견공시리즈 20)



이월란(09/09/02)



긴머리가 예뻐, 첫 그루밍이 두려워 앞머릴 묶어 올리며
차일피일 미뤘을 때 토비의 털은
엽기 견공들의 변신처럼 하얗게 뭉치기 시작했다
매일 빗고 자도 아침이면 목줄이 닿는 곳쯤엔 하얀 차돌처럼
엉킨 털뭉치가 단단했다 철제 빗살로도 어림없다
토비를 다독여 무릎 위에 눕히고 바늘 끝을 단단히 잡아
한 가닥씩 풀어냈다
토비는 아는지 모르는지 눈을 지그시 감고 마음의 요가를 즐기고 있었다
세월도 길어지면 엉켜버리기 일쑤고
관계도 길어지면 실타래처럼 엉켜 돌기 일쑤다
마음 속에 단단한 덩어리 한 두개씩 손에 잡힐 때마다
토비를 눕혀 놓고 바늘을 쥔다
이 앙증맞은 능청
詩빗으로 빗는 마음 속의 삽질
바늘끝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
나는 나를 찌를지도 모른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77 약속 이월란 2009.09.23 408
776 가을 혁명 이월란 2009.09.23 455
775 견공 시리즈 겨울나기(견공시리즈 32) 이월란 2009.09.23 565
774 견공 시리즈 새벽별(견공시리즈 31) 이월란 2009.09.23 542
773 로봇의 눈동자 이월란 2009.09.19 595
772 지구병원 이월란 2009.09.19 426
771 독종 이월란 2009.09.19 393
770 견공 시리즈 목방울(견공시리즈 30) 이월란 2009.09.19 571
769 제3시집 목격자 이월란 2009.09.16 885
768 견공 시리즈 꽃의 알리바이(견공시리즈 29) 이월란 2009.09.16 560
767 견공 시리즈 바람의 길 5(견공시리즈 28) 이월란 2009.09.16 552
766 견공 시리즈 007 작전(견공시리즈 27) 이월란 2009.09.16 704
765 견공 시리즈 비밀 2(견공시리즈 26) 이월란 2009.09.16 514
764 견공 시리즈 이쁜 똥(견공시리즈 33) 이월란 2009.09.29 741
763 견공 시리즈 쓰다듬기(견공시리즈 113) 이월란 2011.12.14 568
762 제3시집 흐린 날의 프리웨이 이월란 2009.09.04 1008
761 견공 시리즈 악의 꽃(견공시리즈 21) 이월란 2009.09.04 691
» 견공 시리즈 몸가축(견공시리즈 20) 이월란 2009.09.04 642
759 시한부 이월란 2009.09.04 456
758 미련 이월란 2009.09.04 462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