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집
2010.01.11 14:01

詩人과 是認 그리고 矢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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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과 是認 그리고 矢人



이월란(10/01/11)



詩人의 가슴으로 사는 어느 시인 아닌
시인의 말
詩人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겠지요


아무런 기척 없이
변변한 찬도 없이
눈부신 후광도 없이
망설임의 겁도 없이
詩人의 밥을 지었더니


詩人은 是認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하네요
결핍을 시인할 줄 아는 사람
거짓을 시인할 줄 아는 사람
교만을 시인할 줄 아는 사람
허물을 시인할 줄 아는 사람


화살을 만들어 누군가를 조준하는 矢人이라면
화살을 만들어내며 사는 시인의 몸이
늘 어딘가에 박히기를 갈구하는 시인의 몸이
화살을 본뜬 상처의 도가니가 되고 말겠네요


是認할 줄 아는 詩人
살 속이 아닌 가슴 속에 박히는 화살을 만드는 矢人


시위를 당기는 마음에
詩人의 정곡에 먼저 와서 박히는 활자 앞에
오늘도 나는 백지 위에 과녁으로 서 있어야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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