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12 12:37

꿈꾸는 발

조회 수 615 추천 수 3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꿈꾸는 발



이월란(10/02/04)
  


불온한
유전자의 본체는 꿈을 밟고 점프 중이다
허상의 계단을 밟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꿈을 조종하는 아바타는 나를 버린지 오래다
꿈을 꾸기엔 아주 좋은, 이 나지막한 세상
한 치 높은 허공은 꽃들의 정수리였다
한 뼘 더 긴옷은 벗은 꿈을 가리는 베일이었다  
한 치 높은 가식도 마저 덮어줄까
두려워 내려 놓았던 높은 세월을 끌어당겨
다신 내려가지 않겠다고 입술 깨물던
푹신하게 나를 삼킨 나락의 발을 붙들고
하늘 밑바닥을 재어볼까
떠받친 전신의 하중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발바닥에서 문신처럼 태어난 지도는
안개의 해부도처럼 친절하지도 못하다
질긴 육질같은 상실의 길만 물고 늘어진다
눈이 없는게 나을까, 발이 없는게 나을까
목발에 접붙인 절뚝거리는 유목의 혈통은
강이 흐르는 다리목쯤, 그 속절없이 늘어선 길 위에
오도카니 앉아, 유랑의 피 한 점
흘려 보내도 볼 일이다
손등에라도 찍어두고 싶은 노련한 발자국들
눈밭처럼 녹아내리고 있는 저 꿈의 부조는
상승의 이데아에 목맨 허영심으로
핏줄이 당기도록 생의 뒤꿈치를 들다보면
몸끝에서 기형으로 자라나오는 길
십 센티미터에 부웅 떠버린 거푸집 같은  
킬힐 속에서 아직도 꿈꾸는 두 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7 이혼의 꿈 이월란 2010.02.21 772
936 제3시집 이월란 2010.02.21 682
935 VIP 이월란 2010.02.21 523
934 춤추는 살로메 이월란 2010.02.21 525
933 털털교실 이월란 2010.02.21 549
932 영문 수필 Children’s Online Protection Law 이월란 2010.08.08 1313
931 소통왕국 이월란 2010.02.15 512
930 동태엄마 이월란 2010.02.15 614
929 나의 詩 이월란 2010.02.15 508
928 팔찌 이월란 2010.02.15 522
927 견공 시리즈 큰 가슴, 작은 가슴(견공시리즈 55) 이월란 2010.02.15 960
926 제3시집 개같은 3(견공시리즈 54) 이월란 2010.02.15 782
925 견공 시리즈 둔갑술(견공시리즈 53) 이월란 2010.02.15 603
924 야바위 이월란 2010.02.15 457
923 말반죽 이월란 2010.02.15 484
» 꿈꾸는 발 이월란 2010.02.12 615
921 브레인스토밍 이월란 2010.02.12 459
920 병신춤 이월란 2010.02.12 567
919 바람의 자식들 이월란 2010.02.12 545
918 이월란 2010.02.12 495
Board Pagination Prev 1 ...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