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21 04:52

고시생 커플룩

조회 수 703 추천 수 3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10/05/19)



작년에 본 그녀는, 그녀의 바이올린이 더없이 잘 어울릴 것 같은 모델 지망생처럼 보였었다. 부위별로 다듬어진 몸매는 슬림에 가까웠고 화장과 옷차림은 유행의 첨단을 걷고 있었다. 일 년만에 다시 본 그녀는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싹뚝 자른 단발머리, 추리닝과 운동화, 킬힐이 전혀 지탱해주지 못할 것만 같은 체중으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듯 보였다. 처음이자 마지막 애인이라며 데리고 나온 청년이 고시원에서 살고 있단다. 또각또각 힐 소리는 예의가 아니라고 벗어던지고, 반짝반짝 꾸며댔던 외모는 가식이라 벗어던지고, 밥 챙겨주느라 같이 먹어 댄 그녀는 단 한 벌의 애인만을 당당히 입고 있었다. 검은 옥가락지 같은 커플링이 저리 화려할 수가 없다. 나란히 선 네 개의 검은 운동화가 저리 눈부실 수가 없다. 가식의 색상이나 채도로는 칠할 수 없는, 명도만으로도 호화로운 저 무채의 색상들, 위대한 건 여전히 ‘사랑’이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77 도시인 이월란 2010.05.18 492
676 향수(鄕愁) 이월란 2010.05.18 793
675 낯선 곳에 가면 이월란 2010.05.18 618
674 합승 이월란 2010.05.18 500
673 픽션과 논픽션 이월란 2010.05.21 685
672 섬 2 이월란 2010.05.21 518
»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 2010.05.21 703
670 山人, 船人, 그리고 詩人 이월란 2010.05.21 663
669 견공 시리즈 그리움 6(견공시리즈 64) 이월란 2010.05.25 567
668 노교수 이월란 2010.05.25 478
667 큰 바위 얼굴 이월란 2010.05.25 575
666 외로운 양치기 이월란 2010.05.25 928
665 호텔 YMCA, 채널1 이월란 2010.05.25 618
664 죽어도 싸다 이월란 2010.05.25 522
663 날씨, 흐림 이월란 2010.05.30 530
662 안나푸르나 이월란 2010.05.30 479
661 손밥 이월란 2010.05.30 690
660 과연, 이월란 2010.05.30 468
659 밤비 이월란 2010.05.30 532
658 영문 수필 논문번역 (윤동주국제문학심포지엄) 이월란 2010.06.07 1349
Board Pagination Prev 1 ...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