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9 05:27

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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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니


이월란(2011-8)


엄마, 내 이빨이 흔들거려
그럼 뽑아뿌리야제
헉, 덜렁덜렁 해
어데, 어데 한 번 보자
안 돼, 뽑으면 안 돼
안 뺀다, 그냥 볼끼다
안 돼, 뽑으면 큰일 나
어데, 얼매나 흔득거리는데
빼면 안 된다니까
가마이 있어 봐라, 그냥 볼끼라 카이
아악
말아 쥔 행주 속에 벌써 뽑힌 앞 이빨
피도 나지 않았다
엄마는
그냥 보는 게 확 뽑아버리는 거였다

늘 흔들거리던 그녀의 삶은
그렇게 모조리 뽑혔었다
잇몸 속, 집 한 채 짓고 산
그녀의 삶은, 그래도
이빨보다 질기고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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