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공 시리즈
2011.01.30 03:24

날아라 엘리(견공시리즈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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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엘리(견공시리즈 89)


이월란(2011-1)


나는 개이고 엘리는 고양이란다 엘리라는 샤방한 이름을 가진 저 고양이란 물건이 소리도 없이 내 눈앞에서 씨이잉 날기 시작했을 때 나는 나의 네 발이 아득해 보이기 시작했다 저 희한한 물건은 내가 평생을 뛰어도 닿을 수 없는 키친 테이블이나 책장 위에서 새처럼 걸어 다니는가 하면, TV나 의자 꼭대기에 깃발처럼 꽂혀 있곤 했다 한 번씩 지하실로 내려가 보면 고것은 꼭 자다 깬 여왕의 포즈로 가장 높은 장식장 위에 박제물처럼 오도카니 앉아있기 일쑤였다 씽씽 날아다니는 엘리의 그림자를 핥으며 따라다니다 보면 한 번씩 그 높은 곳에서 무엇인가가 떨어지기도 했다 얼른 달려가 보면 고무줄이나 고장난 이어폰 같은, 하나같이 하찮기 그지없는 것들이었다 기회를 살피다가, 고것이 졸고 있는 사이 살금살금 다가가 목과 겨드랑이, 배꼽과 다리 사이사이, 사타구니까지 샅샅이 훑어보았지만 어디에도 날개는 보이지 않았다 엘리는 쉴 새 없이 더 높은 곳을 향해 목이 길어진다 나는 평지처럼 엎드려 곰곰이 생각 한다 엘리라는 저 물건이 타고난 높이라는 것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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