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4 01:10

사이버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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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게임


이월란(2011-10)


입장하셨습니다

규칙은 가방끈에 상관없이 지극히 간단하다
세상의 한계는 드러나 있고
능력의 한계는 무한하다
아직 끝까지 가본 적이 없다
모니터 속의 살아 있는 현실이다
최면에 걸린 세상이 승리의 도파민을 클릭하면
열 손가락으로 가는 길이 두 발로 가는 길보다도
더욱 선명하다
다시 앉을 때마다 내세가 열리는 영원한 세상
전생의 전과 따위는 말소된 흔적조차 없다
경쟁의 대상은 오로지 나뿐인 진화된 세상
다시 원점으로 고스란히 되돌려주는 그 천애의
승부욕으로 무중력 속에서 무기력해진
욕망조차 제어되지 않는 거대한 전쟁터
무기 없이 승리할 수 있는 하이라이트 당한 현실 밖에서
벽돌 한 장 더 깨기 위해 코 묻은 돈 갖다 바치던 어린 날
오락실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일상으로 둔갑시켜버린
커트라인이 없는 데이터의 세상
잔잔한 물속에서 맞아도 아프지 않은 패자의 돌은
밑천 없는 시간을 투자할수록 레벨이 높아지는
신분상승의 꿈을 실현하며
받아치지 않아도 저희들끼리 치고 박고 사라지는
적군들을 보며
승자가 군림하지 않는 정당한 세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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