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1: 길

2003.10.28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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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있을까?
너에게 닿을

나갈 길 돌아갈 길 모두
세상의 옳음과 그름의
날줄과 씨줄로 꽉 막힌
벼랑 끝

바람의 길을 보는
갈매기의 눈을 가져야 할까?
물의 길을 듣는
돌고래의 귀을 가져야 할까?
수직으로 떨어만 지는 낭떠러지 끝
섬을 삼키려는 험한 파도 사이로
열린 바닷길은 왜 안보일까?
가장 가까운 길은
꼬불꼬불 돌아야 하는 길일지도 몰라
리만의 직선은
유클리드의 곡선...

평행선이 만나는 곳
시간과 공간이 만나는
그 어딘가에
멀고 가까움이 구별 없는
어제와 내일이 다름없는
옳고 그름이 경계 없는
죽음과 삶이
사랑과 미움이
하나로 수렴된 곳
그런 곳 있다는데
대못에 가슴 찔린 사람들만 볼 수 있는 곳
그곳에서 너
기다리고 있을 텐데

초조하면 안돼
서둘러도 안돼
직선의 유혹을 뿌리치고
우주의 맥박을 타고
휘인 공간을 따라서
시간을 타야해

숨막히는 어두움만 가득 흐르는
독도의 벼랑
별의 발자국 따라가는
실같은 초생달 너머로 그 길
보일 듯 말 듯
보일 듯 말 듯

시작노트: 가장 가까운 길은 두 점을 잇는 직선이라고 한다. 그러나 공간 자체가 휘어져 있다면 (리만 공간) 이 공간의 휘어짐을 따라 가는 길이 가장 가까운 길이다. 우리가 사는 공간은 유클리드의 기하학을 전개시키는 절대적 공간이 아니다. 상대성원리를 적용시킨 우리가 사는 우주 공간은 시간을 포함시킨 4차원 공간인 리만공간이다. 지금은 8차원 공간을 바탕으로 스트링 이론이 지배적이다. 우리가 알고있는 절대진리는 무엇일까? 공간에 따라 평행선도 만날 수 있다. 지금의 옳고 그름 또한 불변의 절대 진리는 아닐 것이다. 허지만 어딘가에 있을 그 무엇 혹은 그 누구... 이 시에서 내가 말하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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