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2003.11.09 08:34
나는 나는 애를 낳으면 이번엔 딸을 낳을 거야 똥글똥글 뽀글뽀글 복스럽고 귀여웁고 빤짝 빤짝 빛나는 신비한 까만 눈의 가진 비바리를 아 정말 깨물어 주고 싶은 사과 볼을 가진 내 딸 안고 거리에 나가면 누구라도 돌아보겠지? 가다가 다시와서 또 볼거야 그럼 난 말할거야 내 딸이 아니라도 정말 예쁘지요? 누가 봐도 예쁘다는데...
예쁘다고 안하는 친구 녀석들은 집에 부르지도 안할 거야 술도 안 살 거야 내 딸 며느리 삼고 싶다는 녀석들만 만나야지 돌아보면서 또 보고 싶다는 녀석들만 돌잔치에 불러야지...
요년 요 이쁜년 하며 기저귀도 내가 갈아주고 볼짜귀도 살짝 꼬집을거야 오만원 내고 받아오는 작명소 이름이 아닌 예쁜 이름도 내가 지어 줄거야 리라는 예쁜데 성과 안 어울려 은경이와 희경이는 내 조카이름들 은아라면 배우 되고 은정이면 성우 되겠지? 외자이름 은이면 너무 버거운 시인 모두 모두 좋은데 은교라 하자 아빠가 좋아하는 시인 이름 가지면 절로 절로 좋은 시 나올 것 같아 좋아 좋아 고 은교 시인이 나왔네 나는 나는 시인의 아빠가 되네...
일찍부터 제주도 비바리인 것 한 번 두 번 세 번까지도 가르쳐 줄 거야 제주도 검은 바다 잊지 말아라 네 고향 사람들도 잊지 말아라 미국에 살아도 네 고향은 대한민국에서도 산수좋은 제주도...
크면서 물개처럼 수영도 잘해 물고기랑 친구하고 갈매기랑 놀아도 좋다 좋다 다 좋다 웃으며 말할거야 공부하란 말은 입밖에도 안낼거야 내 딸 귀여운 딸 나랑만 말하겠지 물장구 치면서 우기기도 할거야 아빠 난 공주야 그래 넌 공주다 난 인어 공주야 그래 넌 물에서 갓 나온 인어공주다 난 고향에 간다 그래 네 고향에 가야지 바다 끝까지 자꾸 자꾸 나갈거야 인어공주 고향은 수평선 너머 바다야 아냐 아냐 네 고향은 제주도 한라산이야 물속을 해치고 생긴 화산섬 제주야 땅에 속한 비바리가 분명하다니까...
땅밟으며 살라고 테니스도 가르쳐줘 손 꼭 잡고 가르쳐줘 소리 하나 안 지르고 잘한다 잘한다 내딸 잘한다 하면 잘 생긴 총각 마음도 많이 울릴 걸 그래도 공주 같은 내 사랑 내딸 눈 하나 깜짝 않고 똑똑히 말할거야 내 사랑은 오직 우리 아빠 뿐인 걸요 아 나 살아가는 이유가 하나 생기겠지...
어 그런데 만일 또 아들을 낳으면 어쩌나 나랑 똑 닮은 꺼벙이를 또 낳으면? 하버드 예일 다 놔두고 잠 제일 많이 자는 대학 고르는 내 홍수 같은 놈을 또 낳으면? 고민이네....
예쁘다고 안하는 친구 녀석들은 집에 부르지도 안할 거야 술도 안 살 거야 내 딸 며느리 삼고 싶다는 녀석들만 만나야지 돌아보면서 또 보고 싶다는 녀석들만 돌잔치에 불러야지...
요년 요 이쁜년 하며 기저귀도 내가 갈아주고 볼짜귀도 살짝 꼬집을거야 오만원 내고 받아오는 작명소 이름이 아닌 예쁜 이름도 내가 지어 줄거야 리라는 예쁜데 성과 안 어울려 은경이와 희경이는 내 조카이름들 은아라면 배우 되고 은정이면 성우 되겠지? 외자이름 은이면 너무 버거운 시인 모두 모두 좋은데 은교라 하자 아빠가 좋아하는 시인 이름 가지면 절로 절로 좋은 시 나올 것 같아 좋아 좋아 고 은교 시인이 나왔네 나는 나는 시인의 아빠가 되네...
일찍부터 제주도 비바리인 것 한 번 두 번 세 번까지도 가르쳐 줄 거야 제주도 검은 바다 잊지 말아라 네 고향 사람들도 잊지 말아라 미국에 살아도 네 고향은 대한민국에서도 산수좋은 제주도...
크면서 물개처럼 수영도 잘해 물고기랑 친구하고 갈매기랑 놀아도 좋다 좋다 다 좋다 웃으며 말할거야 공부하란 말은 입밖에도 안낼거야 내 딸 귀여운 딸 나랑만 말하겠지 물장구 치면서 우기기도 할거야 아빠 난 공주야 그래 넌 공주다 난 인어 공주야 그래 넌 물에서 갓 나온 인어공주다 난 고향에 간다 그래 네 고향에 가야지 바다 끝까지 자꾸 자꾸 나갈거야 인어공주 고향은 수평선 너머 바다야 아냐 아냐 네 고향은 제주도 한라산이야 물속을 해치고 생긴 화산섬 제주야 땅에 속한 비바리가 분명하다니까...
땅밟으며 살라고 테니스도 가르쳐줘 손 꼭 잡고 가르쳐줘 소리 하나 안 지르고 잘한다 잘한다 내딸 잘한다 하면 잘 생긴 총각 마음도 많이 울릴 걸 그래도 공주 같은 내 사랑 내딸 눈 하나 깜짝 않고 똑똑히 말할거야 내 사랑은 오직 우리 아빠 뿐인 걸요 아 나 살아가는 이유가 하나 생기겠지...
어 그런데 만일 또 아들을 낳으면 어쩌나 나랑 똑 닮은 꺼벙이를 또 낳으면? 하버드 예일 다 놔두고 잠 제일 많이 자는 대학 고르는 내 홍수 같은 놈을 또 낳으면? 고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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