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쁜 문학서재 방문: 1. 옥탑방

2006.11.19 10:26

고대진 조회 수:750 추천:145

--미술의 감상은 대화의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예술가 혼자서, 혹은 예술 작품 홀로 이야기하며 관객을 단순한 聽者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예술의 이름 아래 관객과 작가가 함께 대화하며 의사 소통을 할 때 비로소 감상다운 감상이 이뤄지는 것이다. 좋은 예술 작품은 훈계하거나 군림하려 들지 않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에게 겸손히 다가가 대화를 나누자고 권유한다. 우리는 대화하기 위해, 그의 말을 듣는 한편 나의 말도 들려주기 위해 작품을 본다— 이주헌의 행복한 미술 산책 중에서 예술작품의 감상이 작품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면 우리 미주문학의 서재는 정말 좋은 감상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작품만이 아니라 작가가 전하는 말을 직접 듣기도 할 수 있고 작가의 생각, 친구나 취미까지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기자기한 마을 같은 미주문학의 서재들을 즐긴다. 앉아서 작품을 감상하다가 자취를 남기지 않고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가끔은 발자국을 남겨놓기도 하고 또 감상 글을 남겨놓기도 한다. 좀 가깝게 농담이라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되면 우스개 소리도 하고 말이다. 더구나 텍사스 시골에서 문인친구라고는 우리 강아지들뿐인 나에게는 미문 서재들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부지런히 여기 저기 기웃거리려면 하루가 족히 걸리는 마을의 집들. 유명한 집에서 아직도 알려지지 않아 방문자들이 많지 않은 허지만 아름다운 집들을 하나씩 방문해보려 한다. 방문 1: 강학희 시인의 방은 맨 꼭대기 층 가운데 방이다. 가장 위에 있어 문 두드리기가 편한 이 방을 필자는 옥탑방이라 부른다. 강성재시인이 들어오기 전에는 미주문학 꼭대기 방-필자의 바로 윗방-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커피 향, 꽃 내음 그리고 소나무를 스치는 바람소리... 문 밖에서도 시가 절로 나올 집같이 보인다. 집에 들어서면 시인의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앞과 뒤’라는 시가 열린다. 우선 들어가는 곳은 손님 대화방. 2000 여 통의 편지들이 쌓여있어 이 서제가 얼마나 인기가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시인은 한국에서부터 샌프란시스코, 엘에이, 산안토니오, 뉴욕,… 에 많은 팬을 가지고 계시다. 그 중 박상준님의 음악, 우안님이 부쳐오는 그림 등은 엿보는 사람을 즐겁게 한다. ‘기타 등등 별 것 아닌 것’으로 등단하신 시인 하지만 시인의 문학방에 있는 시들은 우리 인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별 것’들이다. 시가 나온 배경을 설명하여 감상을 도와주는 이 방의 ‘시작 노트’도 이 집의 매력중의 하나. 옥탑방의 시도 좋지만 수필과 컬럼들 또한 시 못지않게 좋다. ‘국밥 한 그릇의 눈물’이란 수필은 눈물을 찔끔거리며 여러 번 읽게 만드는 글. ‘행, 불행의 차이는? ‘이란 칼럼은 시인의 글이 깊이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엿보게 한다. 이 집의 ‘자료실' 또한 놓쳐서는 안될 곳이다. 문학에 관한 자료, 나눔의 자료, 그림, 음악의 자료가 독자들의 이용을 기다리고 있다. 필자도 최근에야 발견. 음악도 듣고 그림도 보려고 자주 머무르는 곳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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