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대로 거둔다

2014.03.03 15:23

김수영 조회 수:566 추천: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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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네 커피숍에서

심은 대로 거둔다                                                                                                        김수영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란 우리나라 속담이 있다. 콩을 심어놓고 팥 나길 기대하는 사람은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이다. 그래서 심은 대로 거두는 것이다. 작게 심으면 작게 거두고 많이 심으면 많이 거두게 되어 있다. 자연은 속이지 못한다. 씨를 심어도 씨 종류대로 식물이 자라기 마련이다. 하나님이 그렇게 유전자를 프로그램해 놓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할 수 없다. 하지만 요즈음 과학자들이 유전자(DNA)를 조작한 콩을 만들고 여러 가지 품종개량이라 해서 하나님의 영역을 넘나들 며 유전자를 조작하고 있는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될지 걱정이 앞선다. 그 조작 곡물이나 식물을 먹으면 인체에 유해하다는 신문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인간이 조작해도 콩을 팥으로는 조작할 수가 없다. 자연 콩과 조작 콩일 수밖에 없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나는 것이다. 인생도 악을 심으면 악을 거두고, 선을 심으면 선을 거두게 된다. ‘인과응보’란 말도 여기에 해당이 되지 않을까?    

   작년에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란 수필을 써서 내 수필집에 실었다. 그 내용은 같은 쇼핑몰 안에 있는 딸과 사위가 경영하는 커피숍과 스타벅스 커피숍이 경쟁이 붙어 고객이 딸네 커피숍에만 모여들자 화가 난 스타벅스가 쇼핑몰 주인에게 딸네 커피숍을 내 보내라고 부추겼다. 쇼핑몰 주인이 일주일 안에 비워달라는 통지를 딸

과 사위에게 보내고 불법으로 딸네 커피숍을 문을 닫게 하였다. 너무나 억울한 일을 당하자 고객들이 이 사실을 알고 모두 들고 일어나 주 하원의원을 동원 천여 명의 탄원서를 받으려 동분서주 발 벗고 나섰다. 육백여 명의 탄원서를 받았을 때 쇼핑몰 주인의 횡포를 고발하게 되었고 유시 데이비스 대학교수와 학생들까지 교지신문에 그 횡포를 발표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데이비스 시 지역주민의 분노가 들끓자 각 지역 신문마다 기사가 보도되었고 방송국에서 나와서 딸과 사위를 인터뷰까지 하게 되었다. 궁지에 몰린 쇼핑몰 주인이 곤경에 빠지자 드디어 항복하고 말았다. 쇼핑몰 안에 다른 가게를 임대해 주었고 돈까지 리모델링 하라며 오만 오천 불을 주었다. 3개월이 걸려 모든 공사를 끝내고 작년 구월 초에 그랜드 오프닝을 하게 되었다. 개업일을 손꼽아 기다리던 고객들은 승리감에 환호하며 커피숍에 모여들기 시작하고 있다.    

    이번에 새 커피숍을 차리기 일 년 전 커피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나 인접해 있는 다른 도시에 있는 쇼핑몰 주인이 하루는 사위를 찾아왔다. 자기네 쇼핑몰이 죽어가고 있는데 자기 몰 안에 한 음식점이 장사부진으로 식당 문을 닫았다며 그 식당에 들어와 커피숍을 경영해 달라고 간청을 했다고 한다. 권리금도 없는 텅 빈 가게를 인수해서 쇼핑몰 주인이 리모델링을 다 해 주어서 설치비가 반 정도밖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 일 년이 지났는데 장사가 아주 잘 되어 쇼핑몰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해 몰 주인이 매우 좋아하고 있다고 한다. 사위는 재미가 난다며 커피숍 또 하나 더 차리겠다고 나에게 귀띔해 주었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딸네 가족을 만나기 위해 북가주에 있는 새크라멘토에 갔다. 데이비스 시에 자리 잡은 커피숍을 예쁘게 잘 꾸몄는지 궁금했고 고객들이 여전히 찾아오는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일 년 전에 차린 커피숍도 잘 되는지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 이번에 그랜드 오프닝 한 커피숍은 전 커피숍보다 장소도 크고 위치도 훨씬 좋았다. 손님들이 새벽 6시부터 몰려와 온종일 북적거린다고 한다. 유시 데이비스 대학생들이 방학해서 대학생들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지역 주민이 쉴 새 없이 찾아온다고 해서 나는 아침10시경에 커피숍에 가 보았다. 많은 손님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주 하원위원도 만났다. 일본 여자인데 남편은 중국인이라고 했다. 자기가 발 벗고 나서 탄원서를 받아 낸 얘기로 꽃을 피웠다. 유시 데이비스 교수도 만났다. 현대자동차회사에서 일억을 들여 사무실을 차려주고 현대자동차에 대해 계속 연구하라고 후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자랑을 했다. 그래서 한국 사람에 대해 깊은 관심을 두고 있어서 딸네 커피숍을 되찾는데 발 벗고 나섰다고 했다.    

    약 1시간 커피숍에 앉아 있는 동안 많은 고객을 만났다. 하나같이 모두 기뻐하며 승리를 이끈 쾌거를 축하했다. 갑자기 같은 몰 안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도 딸네 커피숍을 쫓아내려고 쇼핑몰 주인을 구워삶아 갖은 계략을 다 꾸몄지만, 주민이 들고일어나는 바람에 여론에 두 손 들고 항복하고 쫓아내려는 계획을 포기하고 말았다. 내가 스타벅스에 갔을 때 이상하게도 고객이 한 명도 없었다. 아침 새벽 6시에 문을 연다고 하니 모두 다녀간 지는 몰라도 파리를 날리고 있었다.    

    정말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나는 그 다음 날은 고객이 많겠지 하고 그 다음 날도 가 보았다. 여전히 고객이 없었다. 딸과 사위에게 이 사실을 알렸더니 그럴 리가 있겠는가 하면서 내 말을 믿지 않았다. 딸과 사위는 한 번도 스타벅스 커피숍에 가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곳에 갈 필요도 없었는데 왜 내가 그곳에 갔다 왔는지 딸과 사위에게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속에 은근히 ‘딸네 커피숍을 문을 닫게 하였는데 어디 잘 되나 보자!’ 하는 나도 모르는 쓴 뿌리가 내 마음속에서 올라오고 있는 사실에 놀라서 하나님께 용서를 구했다. 그럼에도 ‘심은 대로 거둔다.’란 하나님 말씀(갈 6:7-8, 고후 9:6)이 생각나 나의 심장을 뛰게 했다.    

    고객을 왕으로 섬기며 지역사회 대소 행사에 기부금을 희사하고 무료 커피로 봉사하여 지역 주민의 인심을 산 결과 새로운 두 개의 아름다운 커피숍이 날로 번창 일로에 있다. 앞으로 세 번째의 거피숍이 멀지 않는 장래에 또 열게 될 것이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이 얼마나 축복 된 삶인가를 보여주어 집에 돌아오면서 마음이 흐믓해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2013년 4월 17일 미주 중앙일보 일면에 기사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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