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4 15:59
2월의 장마 연선 - 강화식
늘 차분하고 부드러웠다
회색의 음율 속을 뚫고 내리는 비는 언제나
한 달 내내 애틀랜타의 지겨운 물 잔치
단 한 번의 하얀, 백설 외도가 우울을 잠시 쫓았지만
다시 가라앉은 날들의 연속
시샘 달이 복숭아 뼈에 걸린 오후
귀한 햇살이 눈 부시다
파란 하늘 한 조각 오려서 치마를 만들고
하얀 구름 한 점으로 저고리 지어
호랑이 시집 장가 보내고 싶은 날
징후 하나 주지 않고 갑자기 내린다
사선으로 날카롭게 빗살이 내리 꽂는다
햇살 속에 비친 실핏줄, 가시, 바늘???
해와 싸우려는 전투태세가
따가울 것 같아 소름이 돋는 빗살들
온 몸으로 바늘 비를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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