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구멍 / 성백군

by 하늘호수 posted Jul 2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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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멍 / 성백군

 

 

신축건물 부지 둘레에

울을 치고 유지 벽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본다

 

멀쩡한 유지인데

구멍 숭숭 뚫어 놓은

저 바람구멍, 유지가 아깝다만

 

돌아보니

내게도 그런 구멍 많다

걸려서 넘어진 것, 비탈에서 미끄러진 것,

구덩이에 빠진 것,

한평생 살면서 없다면 거짓말

때문에 면역이 생겨

지금 잘 버티는 것, 아닐까 싶은데

 

북망산천을 바라보는 나이인데도

아직 그것이 상처로만 보이니

언제쯤 내 인생

바람구멍을 지나가는 바람처럼

가벼워질 수 있으려나

 

   1136 - 0510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