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21 03:04
둥근비
전희진
일직선으로 오는 비도
사선으로 오는 비도
봄비나 겨울비나 여우비나 가랑비나
유리창에 머리 부딪치는 소낙비나
커피향에 살금 드는 비나
거센 파도에 뛰어드는 폭우나
비의 끝은 한결같이 모질지 못하다
하늘 아래 기댈 곳 없는
지난 겨울
바람에 꺽여진 시카모어 나무 둥치를 흘러내리고
뿌리를 적시고
이 땅을 적시는
쫓기듯 궂은 날들 지나가고
햇살 가득
뒷뜰이 곱게 물들어가는 사이
어떻게 지내, 어깨 툭 치는
오랫동안 소식 없던 친구의 둥근 손끝처럼
지나가는 비가 환하다
--시집 '로사네집의 내력' 중에서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4 | 프리지아 멜랑꼴리아 | 전희진 | 2024.01.19 | 11 |
53 | 왜 진짜 슬플 땐 멀뚱멀뚱 눈물이 나오지 않는 거니? | 전희진 | 2019.01.14 | 12 |
52 | 줄 | 전희진 | 2019.01.22 | 17 |
51 | 빗소리를 담는 버릇이 있다 | 전희진 | 2023.08.08 | 17 |
50 | 누구나 슬픈 져녁 하나 쯤 갖고 있겠죠 | 전희진 | 2023.10.18 | 18 |
49 | 옛집에 샹들리에를 두고 왔다 | 전희진 | 2023.10.22 | 18 |
48 | 드라이플라워 | 전희진 | 2019.01.14 | 19 |
47 | 환절기 | 전희진 | 2023.02.07 | 20 |
46 | 바깥이 궁금한 사람에게 | jeonheejean | 2023.08.09 | 21 |
45 | 이사/전희진 | 전희진 | 2023.02.07 | 24 |
44 | 달과 여자 | 전희진 | 2019.01.14 | 29 |
43 | K* 타운 외 4편 | 전희진 | 2019.01.14 | 32 |
42 | 할 일 없는 닭처럼 | 전희진 | 2019.01.26 | 32 |
41 | 네모난 창/전희진 | 전희진 | 2023.02.07 | 35 |
40 | 모나크나비의 꿈속에 있었네 | 전희진 | 2024.01.19 | 36 |
39 | 일상의 무늬 | 전희진 | 2020.04.16 | 38 |
38 | 우리는 습관성 | 전희진 | 2020.12.03 | 38 |
37 | 분재 외 1편 | 전희진 | 2019.01.14 | 39 |
36 | 최저임금 | 전희진 | 2019.01.14 | 44 |
35 | 설산의 전설 | 전희진 | 2019.01.14 | 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