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위 비밀 작품평 / 윤후명 소설가
2010.09.08 12:19
침묵의 비』밀 작품평 - 윤후명 소설가
계간 <미주문학> 통권 51호 2010년 봄호 수록
김영강의 <침묵의 비밀>은 동생 애자의 죽음을 바라보는 미자의 시선을 옮겨놓은 소설이다. 미국 생활의 이모저모 가 잘 그려져 있으며 그 가운데 끝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음에 이른 사연을 추적하고 있다.
담담하게 이끌어가는 솜씨는 만만치 않았고 끝마무리도 깔끔했다. 애자의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글쓰기는 오랜 연마의 수준을 가늠케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죽음이란 누군가 다루었다는 혐의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작가는 개인의 경험을 엄마만큼 다른 각도에서 보느냐는 점에 착안해야 할 것인데, 일반적이어서 작품의 깊이와 향기가 덜해진 느낌이다.
작품은 다른 작품과의 변별성을 요구한다. 무엇이 달라도 달라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이 작품에서 애자가 자살했다는 소재는 주인공에게는 매우 중요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많은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므로 자살 그 자체를 다루면서도 좀 더 세밀하게 살피는 방법이 필요하게 된다.
애자가 목을 매 자살했는데 그 목맨 도구에 어떤 사연이 담겨 있는 것으로 설정할 수가 없을까. 그래서 그 도구를 묘사하며 거기에 얽힌 사연을 짚어보는 과정과 함께 애자의 죽음을 추적해 나간다면 훨씬 섬세하게, 애틋하게 사실적으로 되지 않았을까. 목맨 도구가 아니라 죽었을 때 입은 옷이라든가 남긴 물건 등 ‘꼬투리’를 잡을 대상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그러면 제목도 투박하지 않게 지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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