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원고

2007.09.27 07:06

장태숙 조회 수:320 추천:43

김영강 선생님

추석은 즐겁게 보내셨는지요?
타냐 고(고현혜) 회원이 원고 접수처가 바뀐 줄 모르고 미주문학 원고를 제게 보냈네요.
아래에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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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나는 나의 어머니가 되어



                                 타냐 고





바쁜 아침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서는 뒷 모습을 보고

돌아와 어수선한 부엌에 서면

엄마가 그립다.

엄마가 차려주시는 밥상이 그립다.

기름기 자르르 흐르는 흰 쌀밥에

가시 발려 올려지는 생선구이

따스한 국 한그릇.



아이들이 먹다 남기고 간 프렌치 토스트

메플시럽에 찍으며

어머니를 기다리다



일어나

햅쌀 한 줌 씻는다.

남편 주려고 얼려논 생선을 녹이고

아이들 주려고 끓여 놓은 국을 데운다.





나는 나의 어머니가 되어

내 부엌에서

나의 밥상을 차린다.

고소히 익어가는 밥 냄새

알맞게 구어지는 생선

따스히 덥혀진 국의 불을 끄며

나는 나의 어머니가 되어

아직 어린 내영혼을 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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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겨울풍경



                        타냐 고



새로 산

눈 신발 세켤레

도르르

일열로 세워논다.



그 신발 위에

눈 안경

도르르

하나씩 올려논다.



그 옆에

눈 장갑

도르르

하나씩 포개논다.



잠자리에

넣었던 세 아이들

도르르

달려나와





눈신발을 신고

눈안경을 쓰고

눈장갑을 끼고

까르르 까르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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