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오늘:
6
어제:
20
전체:
248,222

이달의 작가

여름 원두막

2023.07.22 14:05

Noeul 조회 수:93

여름 원두막 - 이만구(李滿九)

장맛비가 몹시 오는 날에도 한평 남짓한
원두막에 올라앉던 시절
창문 없는 그 윗자리에서 내려다보면
노란 참외 위에 큰 수박 위에도 떨어지는 빗소리
흩뿌리는 비를 피하여 비끼어 앉아도
빗방울은 자꾸 안으로 안으로

볏단 지붕 만들어 사다리 받치고
빈집문위에다 멍석 깔고서
오후의 정적을 깨는 매미소리 벗 삼아
한나절 누워 지내던 원두막
여름방학이라 모처럼 집에 온 아랫마을 금동이도
탱자나무 울타리집 아들 권세도
바둑판 싸들고 찾아와
어설픈 산수공부, 바둑을 두던

해 질 녘, 시원하게 불어오던 저녁 바람결에
어느새 스르륵 잠이 들다
홑겹 담요 걷어차고 돌아앉으면
하늘 저 멀리 은하수 수많은 별들이 반짝거리는
까딱 알 수 없던 나의 유년시절
우리들의 유일한 소통장소, 작은 집이었지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여름 원두막 Noeul 2023.07.22 93
40 자카란다꽃 Noeul 2023.07.11 135
39 유월의 소나무길 Noeul 2023.06.24 182
38 그때 생각이 Noeul 2023.06.21 109
37 봄날의 정원 Noeul 2023.06.14 79
36 여름산 Noeul 2023.06.14 72
35 산유화 앞에서 Noeul 2023.06.14 69
34 아침 둘레길 Noeul 2023.06.14 62
33 천년의 바위 Noeul 2023.06.14 61
32 겨울 덤불숲 Noeul 2023.06.14 67
31 초여름 아침햇살 Noeul 2023.06.14 57
30 차창 밖 풍경 Noeul 2023.06.14 57
29 9월의 가로수 Noeul 2023.06.14 58
28 어머니의 빨랫줄 Noeul 2023.06.14 58
27 박꽃 Noeul 2023.06.14 56
26 소풍 Noeul 2023.06.14 51
25 한 편 만들기 Noeul 2023.06.14 45
24 이월의 바람 Noeul 2023.06.14 45
23 네 안에 내 모습처럼 Noeul 2023.06.14 48
22 길 잃은 새 Noeul 2023.06.14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