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

2012.10.08 09:26

김수영 조회 수:439 추천: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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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시작한지 얼마 안되면 빨리 끊어라"

                                                                     나눔 선교회 사역 선교사

이웃사촌                         김수영    

     이웃사촌’이란 말을 들으면 참 마음이 흐뭇해진다. 좋은 이웃은 우리에게 혈연을 나눈 사촌보다 좋을 때가 있기 때문에 이 말이 생겨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사랑을 나누고 사는 이웃과의 관계를 적절하게 잘 표현한 말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란 말과 얼마나 대조적인가.      

     우리는 혈연의 관계를 나타낼 때 부부는 무 촌, 자식은 일촌, 형제자매는 이촌, 아버지 형제는 삼촌, 아버지 형제의 자녀 간에는 사촌 등으로 표시한다. 사촌은 먼 친척이 아니고 가까운 친척이다. 이런 가까운 친척들이 라 해도 멀리 떨어져 살다 보면 어려움이 닥칠 때 급히 달려와 도와주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이웃 사촌’이다. 이웃은 바로 가까이 살기 때문에 피를 나눈 친척보다 쉽게 도움의 손길이 되어 줄 때가 있다.      

     나는 LA에서 오렌지 카운티로 짐 보따리를 운반할 일이 생겼었다. 자녀는 모두 멀리서 사니까 나를 도와주고 싶어도 마음뿐이지 도와줄 수가 없었다. 내가 혼자 운반하기엔 벅찬 일이었다. 일꾼들을 구해 짐을 나르고 있었다. 하루는 옆집에 사는 청년이 열린 문으로 얼굴을 내밀며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하며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나는 한국 사람을 만나니 천사를 만난 것 처럼 어찌나 반가운지 정답게 인사를 나누었다. 이 청년은  무거운 쓰레기를 마다치 않고 기꺼이 다 버려 주었다. 그리고 외국인 일꾼들을 다 보내라며 자기가 다 도와주겠다고 했다. 정말 고마운 이웃사촌이었다.      

     몇 시간 짐을 나르는 동안 대화를 주고받았다. 자기는 유시 산타바바라 대학을 다니다가 친구들을 잘못 사겨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급기야 마약 중독자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한다.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마약을 끊으려고 무척 노력한 결과 거의 끊었다고 했다. ‘나눔 선교회’에 나가 치료를 받고 성경공부도 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고 했다.      

     나와 대화를 주고받을 때도 나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눈동자가 한쪽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마약 중독의 후유증으로 그렇게 되었을 것이라고 짐작이 갔다. 앞길이 요원한 젊은 이십 대의 청년인데 잘못 옆길로 빠졌다가 건강에 이상이 왔음을 직감할 수가 있었다. 나는 예수님과 하나님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 주었고 과거는 깡그리 잊어버리고 인생의 새 출발을 잘 시작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청년은 마음씨가 얼마나 선량한지 내가 감동되었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향한 특별한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해 주었다. 당신을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할 것이라고 격려해 주었다. 나는 그 다음 날 또 오게 되었다. 이웃집에 찾아가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었다. 나는 밖으로 나가 길에서 친구와 얘기하고 있는 외국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임금을 지불할 테니 도와 달라고 했다. 기꺼이 응했다. 그 외국인이 와서 열심히 짐을 나르고 있는데 이웃사촌인 옆집에 사는 청년이 또 찾아와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하면서 얼굴을 내밀었다. 마지막 쓰레기를 버려 달라고 했더니 기꺼이 응했다. 말끔히 다 치워 주었다.     

     외국 청년과 말을 주고받다가 이 외국인도 과거에 마약 중독자로 감옥에 다녀왔고 지금은 기독인이 되어 열심히 주를 섬기고 있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만나는 사람마다 기독 신앙인을 만나게 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열심히 일을 도와주어 여간 하나님께 감사한 일이 아니었다. 미국 사회에 마약이 무서울 정도로 젊은 청년들에게 만연하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적이 놀랐다. 그러나 무서운 죽음의 구렁텅이에서 건져주신 하나님의 섭리가 놀라웠다. 이런 사람들에게 주님의 복음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절실히 느꼈다. 이 세상에 그 무엇도 그들을 마약의 소굴에서 건져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복음만이 그들의 영육을 구원해 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나를 도와 준 이웃사촌에게 사례금 조로 용돈을 좀 주었다. 처음엔 안 받으려 했지만 내가 간청하자 받았다. 마지막 날은 그 청년의 아버지가 와서 도움의 손길을 주었다. 아버지는 자기 아들에게 용돈을 많이 주면 마약을 사 먹을 수 있으니 조금만 주라고 했다. 나는 그 청년의 아버지에게도 수고비를 좀 드렸다. 부전자전이라고 아버지와 아들은 모두 착한 사람들이었다. 내가 도움의 손길이 절실할 때 주저하지 않고 도움을 주셨던 고마운 분들이다. 나는 이 아버지와 아들을 잊을 수가 없다.      

     아들이 마약중독으로 고생하고 있을 때 ‘나눔 선교회’에 다니면서 치유의 역사를 체험하고 계속 ‘나눔 선교회’ 나간다고 했다. 나는 이 ‘나눔 선교회’가 마약 중독자들을 치유하는 사역에 감사해서 이곳에  많은 물건을 기증했다. 이 물건들을 팔아서 선교 기금으로 사용한다고 했다. 내가 이 청년에게서 도움을 받았으니 마땅히 나도 도움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설사 도움을 받지 않았다 해도 선한 일에 도움을 준다면 하나님이 얼마나 기뻐하실까 싶다.      

     아직도 마약중독으로 고생하고 있는 많은 청소년에게 복음만이 그들의 유일한 빛이 되어 치료의 광선으 로 영육간에 회복의 역사가 일어날 것을 기도하면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차를 타고 집에 오면서 ‘이웃사촌’이란 수필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옛날에 본 영화가 생각났다. ‘이창(Rear Window)’이란 영화다. 남자 주인공은 카메라 맨이였는데 다리를 다쳐 다리를 통 깁스를 하고 휠체어에 앉아 무료하게 매일 시간을 보내는데 맞은 편 아파트에 사는 부부의 행동을 창문을 통해 주시하고 있었다. 부부가 싸우는 장면이 자주 포착되다가 급기야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사실을 알게 된다.      

     주인공은 자기를 간호하는 간호사와 애인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친구 형사에게도 알렸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를 않았다. 살인범은 남자 주인공에게 자기 범죄가 탄로가 난 것을 두려워 한 나머지 그를 살해 하려고 하지만 친구 형사와 경찰이 들이닥쳐 범인을 체포한다.      

     남자 주인공과 살인범은 처음엔 ‘이웃사촌’처럼 보였지만 결국 ‘이웃원수’로 돌변하고 말았다. 이웃사촌이 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서로 선한 일을 하며 신뢰를 쌓고 베풀며 살 때 참된 이웃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성경에도 참된 이웃은 강도를 맞아 거반 죽게 된 자에게 자비를 베푼 선한 사마리아인 이었다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는 이 사회에 이웃사촌은 따뜻한 햇볕처럼 우리를 포근하게 상처를 보듬어 주고 아껴주고 감싸주며 나누는 삶을 사는 진정한 이웃이다. 서로가 이웃사촌이 될려고 힘 쓸 때 사회는 보다 살기 좋은 곳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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