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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Sully'를 보면서 만감이 교차


     2009년 1월 15일 뉴욕 허드슨 강에 US 항공기 1549편이 불시착해 탑승 객 전원 155명이 구조되는 기적에 온 세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비행기의 기장이었던 Chesley “Sully” Sullenberger는 뉴욕 라가디아(LaGuardia) 공항을 이륙하여 샬롯테 더글러스 국제공항을 향해 비행하려고 고도를 높이고 있었다.

    얼마 안 되어 캐나다 거위 떼들이 비행기를 향해 돌진해 엔진으로 빨려들면서 엔진에 불이 나 엔진이 멈춰 버렸다. 이륙한 공항으로 되돌아갈 것인가 혹은 가장 가까운 공항 테터보로(Teterboro) 공항에 착륙할 것인가 고민하지만, 고도가 너무 낮아 도저히 갈 수 없었다. 기장이 아무리 생각해도 허드슨 강에 비상착수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비행기가 이륙해서 비상착수 할 때까지 3분 28초가 걸렸고 탑승객 전원이 24분 만에 구조될 수 있었다. 팁승객 전원을 비행기 날개 위에 혹은 비상 구명보트에 다 내릴 때까지 끝까지 비행기 안에 남아 진두지휘하고 맨 마지막에 비행기에서 내렸던 책임감이 투철했던 Sully 기장이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세월호 선장과 기관장이 생각났다. 승선한 학생들과 승객들을 버려두고 혼자 살겠다고 도망쳤던 무책임하고 비정했던 그들을 보고 비통해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Sully 기장과 너무나 대조적인 인물들이었다. 또한 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을 향해 탑승객을 태운 비행기 납치범이 돌진 공격하여 탑승객을 비롯해 건물 안에 있던 거의 모든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Sully 기장은 사람을 살리는 데 최선을 다했지만 세월호 선장이나 무역센터를 공격하여 무너뜨린 오사마 빈 라덴은 사람을 죽이는 데 앞장서 최악을 다한 사람들이었다.    

    그 당시 허드슨 강의 기적을 뉴스를 통해 보면서 나는 한편으로는 무척이나 가슴을 졸이고 다른 한 편으로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딸이 노스웨스트항공사 승무원 생활을 그만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생각했다.  9.11 테러로 수많은 사람이 귀한 생명을 잃었을 때 나의 놀라움은 극에 달했었다. 딸이 타고 다녔던 항공기가 혹시 사고를 당했는지 모른다는 생각에 안절부절못했지만, 비행기 기종이 밝혀지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9.11 테러 공격 후 딸에게 항공사 승무원 생활을 그만두라고 간곡히 얘기했을 때 처음에는 완강히 반대했지만 결국 엄마 말씀에 순종하여 그만두게 되었다.

    봉사 정신이 몸에 뵌 딸은 결혼 후 데이비스 시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다. 같은 쇼핑몰 안에 스타벅스 커피숍이 들어오게 되자 경쟁이 붙게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쇼핑몰 주인이 10일 안으로 가게를 비워 달라는 통지를 보내왔다. 딸네 가족은 영문도 모른 채 10일 만에 문을 닫고 가게에서 쫓겨나게 되었다.

     십수 년 동안 단골들이 이 사실을 알고 배후에는 스타벅스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대대적으로 불의와 불법 처사에 항거하기 시작했다. 지방 라디오 TV 방송국 신문사 인터넷에서 쇼핑몰 주인의 부당하고 불법적이 퇴거명령을 고발하기 시작했다. 주 정부 하원의원을 비롯해 유시 데이비스 대학교 교수들과 학생들과 고객을 포함해 모두 628명이 탄원서를 작성하여 쇼핑몰 주인을 만나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면초가에 몰리고 진퇴양난에 처했던 소핑몰 주인은 두 손 들고 항복하고 말았다.

    주인은 더 좋은 장소로 가게를 내어 주고 돈까지  $55,000을 주면서 가게를 리모델링 하라며 호의를 베풀었다. 위기의 순간이 절호의 기회로 전화위복이 되어 다시 가게를 열게 되어 번창 일로에 있다. 민심이 천심이었다. 고객들이 승리의 환호성을 외치며 몰려 와 가게 벽에다 벽화그림을 기념으로 그려주었다. 고객들은 이름을 하나하나 써서 종이학을 만들어 자전거 두 바퀴에다 실로 매달아 천정 2곳에다 달아 두었다. 나는 그것을 쳐다볼 때마다 감격하여 눈물이 핑 돌곤 한다.

     고객은 왕이라고 늘 생각했던 사위와 딸이 고객들을 잘 대접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자선기금을 내고 지역사회 행사 때마다 무료 커피를 제공하고 늘 봉사하는 일에 앞장섰던 까닭에 이루어 낸 쾌거라고 생각한다.   

    허드슨 강에 불시착한 비행기 안에 딸이 승무원으로 있었다면 분명히 손님들을 끝까지 보살피고 모두 비행기에서 무사히 밖으로 내 보낸 후에 기장과 함께 비행기에서 마지막으로 나왔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 20013년 4월 17일 미주 중앙일보에 딸의 커피숍의 기사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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