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영지의 행운(The Luck of Roaring Camp)

2016.07.27 14:48

김수영 조회 수:7195


야영지의 행운
     사람은 누구나 행운이란 말을 좋아한다. 사전에는 행운을 사람에게 정해진 운명의 좋고 나쁨, 곧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천운과 기수라고 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오늘 재수가 참 좋았어. 운수가 대통할 때 우리는 흔히 행운이라고 말한다. 로또가 당첨되었을 때도 이에 해당이 되리라 믿는다. 허나 우리 기독교인들은 행운이란 말을 잘 사용하지 않고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이라고 말한다. 네 잎 클로버를 찾아다니는 것도 네 번 쩨 잎이 행운(luck)이기 때문이다. 사랑, 희망, 믿음, 행운이다. 행운이 찾아온다고 하니 좋아서 막연한 기대로 네 잎 클로버를 찾아다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금은 만인이 다 좋아하는 보석이다. 언제나 제값에 현금화가 가능해 투자 가치가 있고, 순금은 녹여서 원하는 데로 모양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어서 좋다.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이던 금광을 찾으면 큰 행운이 왔다고 금을 캐내어 큰 부자가 된다고 믿었다. 금맥을 발견하면 금을 캐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미국에는 서부개척시대인 1849년 골드러시 때 금광을 찾아 많은 미국 사람들이 인디언과 싸우며 일확천금을 노려 서부로 몰려들었다. 지금도 그때의 유적들이 새크라멘토 강 유역에서 많이 발견되어 잘 보존되고 있다. 새크라멘토 강 유역을 가 볼 기회가 있어서 가 보게 되었다. 
     이곳에서 금광의 유적을 보면서 19세기 미국의 단편작가 Bret Harte(1836-1902)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법석대는 야영지의 행운(The Luck of Roaring Camp)’이란 단편소설이 생각났다. 내용은 서부개척시대 때 금광에 금을 캐러 모여든 광부들이 북적대는 야영지에서 일어난 사건을 감명 깊게 다루고 있다. 백여 명의 광부가 모여 사는데 유일하게 한 여인이 임신하여 아기를 분만하는 데서 얘기가 시작된다. 불량배들의 소굴과 같은 야영지에 갓난아기가 태어나지만, 산모는 열악한 환경 가운데 죽고 만다. 아무도 아기를 키우려 하지않아 결국 스텀피(Stumpy)란 광부가 양아버지가 되어 아기를 키우며 돌보게 된다. 아기가 태어난 후 행운이 찾아와 광부들은 많은 금을 캐 내어 돈을 많이 벌게 된다. 
     광부들은 과거에 깡패 같은 삶을 살아 사회에서 버림 받은 경험이 있는 불우한 인생들이었다. 아기가 태어나자 변화된 삶을 살기 시작한다. 자기 자신들도 깨끗하게 위생관리를 하지만, 아기가 사는 오두막집도 청소하고 페인트하고 오두막 주위에 꽃도 심고 주위환경이 완전히 달라진다. 아기 이름을 행운( Luck)이라고 이름 지어 부른다. 아기 때문에 개과천선하여 살벌한 불량배 소굴이 천사의 얼굴처럼 사람들이 변해갔다. 
     아기 행운(Luck)이가 태어난 후 생긴 야영지의 자존심과 기쁨과 희망이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폭설로 눈사태가 나 아기가 살던 오두막집이 파괴되고 강이 범람하여 야영지가 홍수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다. 주위에서 양아버지 스텀피(Stump)y의 시체가 발견되고 광부들도 대부분 죽고 몇 명만 겨우 살아남게 된다. 강줄기를 타고 배 한 척이 떠 내려오고 있었다. 야영지의 총 책임자였던 캔턱(Kentuck)이 아기  (Luck)를 꼭 껴안고 떠내려오고 있었다.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보니 아기는 이미 죽어 있었고 캔 턱(Kentuck) 도 상처를 입어 다 죽어가고 있었다. “아기가 죽었다고…. 나도 아기(Luck)를 따라 죽어가고 있어.” 배는 두 사람을 태우고 말없이 강을 지나 바다로 떠내려가고 있었다. 
     이 단편소설은 독자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금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줄 알았는데 갓 태어난 어린 생명을 사랑하는 데서 참 행복을 느끼게 되는 광부들….그러나 불행하게도 자연재해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금광에서 금을 캐내어 부자가 되기를 꿈꾸고 있던 광부들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몰랐다. 금만 있으면 행복이 절로 생기는 줄 알았다. 금만 있으면 모든 행운이 찾아오는 줄 알았다. 갓 태어난 한 생명을 돌보고 키우며 기쁨과 희망과 잃어버렸던 인간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자연의 재해 앞에 무참히 짓밟힌 그들의 꿈은 산산조각이 나 비극으로 끝났다. 비록 그들은 죽어갔지만 인간답게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발견했던 그들….. 살벌한 금광의 야영지에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났던 아기를 사랑했던 눈물겨운 따뜻한 인간애가 독자들에게 감동을 준다. 
     영국의 계관시인 윌리엄 워즈워스가 쓴 시에서 말했듯이 진정 ‘아기는 어른의 아버지’인가. 사랑이 없는 세상은 지옥이라고 말한 어느 성직자가 생각난다. 북적대는 금광의 야영지에 찾아온 진정한 행운은 어린 아기였다. 황폐될 때로 황폐된 인간의 마음속에 어린 생명을 귀하게 보고 사랑하는 마음은 금보다 귀한 하나님의 축복이었다. 실낙원에 살던 사람들이 복낙원에 살게 된 것이 얼마나 큰 하나님의 축복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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