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2018.05.14 13:08

안선혜 조회 수:77

능소화


                                                  안선혜


날개이고 싶어라

한 마리 나비이고 싶어라


줄기 손 내밀어 높이높이 올라 가지만

저 들판 달리는 열차 탈 수가 없네


봄을 건너

여름 속으로 달려 가는 빨간 열차

그 차창에 비친

능소화보다 더 붉게 익은

가슴과 가슴


밤 마다 야무진 꿈 꾸어 보지만

언제나 제자리 걸음

녹슨 철조망


어젯밤도

트럼팻 불다 잠이 들었지

달도 그림자를 감춘 새벽녘

하얀 나비 한 마리 동굴을 빠져 나와

아침 강을 건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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