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2018.05.14 13:08
능소화
안선혜
날개이고 싶어라
한 마리 나비이고 싶어라
줄기 손 내밀어 높이높이 올라 가지만
저 들판 달리는 열차 탈 수가 없네
봄을 건너
여름 속으로 달려 가는 빨간 열차
그 차창에 비친
능소화보다 더 붉게 익은
가슴과 가슴
밤 마다 야무진 꿈 꾸어 보지만
언제나 제자리 걸음
녹슨 철조망
어젯밤도
트럼팻 불다 잠이 들었지
달도 그림자를 감춘 새벽녘
하얀 나비 한 마리 동굴을 빠져 나와
아침 강을 건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