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 고향유감 II

2016.12.07 09:38

최선호 조회 수:4

 

 

고향유감 II

                                                      


벗고 벗긴 채 떠나간 사람들의

이름만 남고

옛 길을 가로지른 신작로에서

아! 나는 헷갈리며 어지럽구나


시야도 대화도 단절된

눈멀고 귀먹은 땅

저짝건너 이짝건너 불빛 마주했던

집들은 돌아앉고


그 맑은 샘물은 녹슨 양철뚜껑 덮였는데

뛰놀던 대추나무거리는 어디 갔느냐

 

지금 나는 풀꽃이 되어

풀꽃의 눈물이 되어

고향 길에 풀어 헤운

가슴일레


바람으로 왔다가

울지도 못하고 가는 바람 속

이 어질머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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