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석 줄 단상 - 이별 연습

2022.07.05 09:05

서경 조회 수:19

 
72. 석 줄 단상 - 이별 연습(06262022) 
 
인생은 끊임없는 만남의 연속이라지만 이별의 연속이기도 하다.
대학 기숙사에 손녀를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 다섯 시간 내내 울었다던 딸.
직장을 따라 타도시로 떠난 손녀, 딸은 손녀가 갖고 뒹굴던 베개를 보며 또 한번 목이 메였다.  

 
* 손녀 제이드가 오늘 아침 타도시로 떠났다. 제 딸이 어릴 때부터 갖고 뒹굴던 베개를 보자 딸은 눈물이 솟구쳤나 보다. 어릴 때는 엄마가 천국인 듯 껌딱지처럼 붙어 살던 아이. 그 아이가 언젠가부터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며 제 엄마랑 슬그머니 멀어졌다. 딸은 여간 섭섭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다림밖에 없다는 걸 알고 마음을 다스리고 있었다. 이제, 손녀가 더 먼 도시로 직장을 옮기게 되면서 눈에서도 멀어지게 되었다. 엄마를 두고 떠나는 딸의 모습을 보며 내 딸은 마치 버림받은 느낌이 들었나 보다. 주인공 없는 방, 두고 간 베개… 제 딸은 가고 없는데 남겨 놓은 흔적과 숨결은 처처에 남아 있었다. 딸은 빈자리에 대한 속마음을 메모장에 쓰고도 슬픔이 가시지 않은지 엄마인 나에게 전화를 하며 울먹였다. 나도 저와 같이 하나밖에 없는 딸을 키워 본 엄마. 그 마음을 왜 모르겠는가. 어느 새 내 눈시울도 젖어 왔다. 정이란 참 모질고도 독하다. 만남은 짧고 이별은 영원인 양 아리아리하다.  
 

< 딸이 쓴 짧은 글 > 
 
- 넌, 내가 외로울 때 나를 위로해 주었지.
  넌, 내가 울 때 눈물을 훔쳐 주었지.
  넌, 내가 두려워할 때 안아 주었지.
  넌, 나의 깊은 비밀 이야기도 다 들어 주었지.
  하지만, 넌 이제 이렇게 말하는구나.
  나는 이제 떠나야 한다고.
  더 이상 엄마가 필요하지 않다고.
  베개를 든 그 어린 소녀를 두고
  넌 이제 내 곁을 떠나는구나.
  너가 가고 없는 빈 침대,
  너가 들고 다니던 베개,
  너의 숨결, 냄새, 흘린 머리카락 한 올까지
  나를 울리는구나.
  넌, Good  Bye 라 쉽게 말하지만
  난 Good Bye라 말할 수 없구나.
 

이별 연습 1.jpg

이별 연습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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