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끄럽지 않기를 원합니다

2010.10.13 23:13

성민희 조회 수:870 추천: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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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어리석은 자는 그것을 마구 넘겨버리지만 현명한 자는 열심히 읽는다. 단 한번 밖에 읽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을은 소멸을 준비하고 정리하는 계절. 요즘 부쩍 많아진 장례식을 다니면서 인생의 가을을 생각해 봅니다. 죽음은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며 하나님의 질서인 것을 알면서도, 끝없이 갈 수 있는 길인양 무심하게 걷는 자신도 봅니다.

뒷마당의 낙엽이 웬지 숙연해 보이는 아침. 하나님의 말씀이 강하게 내 마음을 두드립니다. ‘숨은 것이 장차 드러나지 아니할 것이 없고 감추인 것이 장차 알려지고 나타나지 않을 것이 없느니라.’ (8:17)

언젠가 그 가을날. 나도 저 낙엽처럼 떨어질진데. 투명하게 드러날 나의 생이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고,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정의감이라도 하나님 앞에서 온전한 것인가 돌아보는 착한 백성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평화를 방해하는 것이라면 겸손히 내려놓을 줄 아는 용기 있는 자가 되기를 또한 원합니다. 평강과 화평 앞에서 내가 그것의 걸림돌로 있지 않기를 원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말씀을 알면서도 자신의 정욕을 다스리지 못하고 사탄의 꾐을 선택했던 것처럼 나의 못된 이기심과 욕심을 위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외면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가을의 끝자락 생이 소멸되는 그 시간에 뼈저리는 후회로 나는 통곡할지도 모릅니다. 하지 말았어야 할 갖가지 일들, 하지 말았어야 할 많은 말들, 부끄러운 삶의 단편들이 뚜렷이 내 앞에 앉아 정리를 기다리고 있다면 지울 수도 없고 숨길수도 없어 나는 얼마나 허둥댈까요. , 나는 정말 부끄럽지 않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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