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언제나 머뭇거려/吳蓮姬
생각만 맴 돌고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단박에 내 목소리 알아
부르면 벌떡 일어나 걸어오던
내 그리움의 언어
막내 여동생 똥기저귀 때문에 눈총 받던
동네 빨래터
맑은 시냇물 소리였다가
산등성이 무덤가에 솟은
오래 씹으면 껌이 되던 달콤한
풀꽃 향기였다가
동네 건달 품에서 바둥거리던
앳띤 추억다방 레지의
뒤 돌아서 훔치던 눈물이었다가
팔랑거리며 다가오다간
슬며시 뒷걸음쳐 버리는
야속한 너
생각 날 듯
들릴 듯
입이 떼일 듯 하다가
고개 떨구는
다가 가면 그만큼 물러서는
꼬부랑 글씨처럼
내가 부르면 서둘러 달려 올 줄 알았는데
넌 언제나 머뭇거려
더욱 선명한 모습으로
나를 보챌
너
2005년 1월 19일(수정)
2003년 12월 크리스챤 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