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으로된 나의 시들

2020.06.29 07:34

정용진 조회 수:45

창가에 기대서서 정용진

 

창가에 기대서서

저문 하늘을 응시하면

보름달로 떠오르는

너의 앳된 얼굴.

 

이제는 아득히

잊혀진 세월이련만

걸어온 자국마다 주름진

삶의 흔적들.

 

오늘도

창가에 기대서서

추억을 반추하면

그리움으로 살아 되돌아오는

너의 얼굴.

지금은

어느 삶의 언덕에서

귀밑머리 희었을라.

 

오늘도 내 귀에 흘러드는

애잔한 사랑의 강물소리.

 

Y. T. N.방영동포의창(2008.6.19.)

()

 

기러기 떼 울며

북 쪽 하늘로 멀어져 가고

찬바람

하늘을 빗질해도

별빛은 오히려 빛나는구나.

 

떠나간 기러기 떼

고향 못 잊어 되돌아오면

동구 밖 풀 섶도

봄으로 피거라.

 

벅찬 삶의 자락에 가리워

애타던 반달도

구름 틈새로 얼굴 내밀고

강산을 엿보는데

 

세월이

저만큼 흘렀어도

그리운 옛정

가난을 버려두고

울며 떠난 그 아픔

오늘은 먼데서

귀 밑 머리 희었을라. -정용진, <> 전문.*YTN에서 방영.

 

빨래터

감자 골에서 흘러온 물이

동구 밖 시내로 흐르는

빨래터에

넓적 돌을 뉘어놓고

아낙들이

빨래를 두들긴다.

 

자신의 설움을

털어내듯

두들겨 패는 방망이소리

때 묻은 죄밖에 없는 빨래들이

후줄근하게 몸을 푼다.

 

더러는 기인 줄에

깃발로 걸려 펄럭이고

초록빛

미루나무 그늘 언덕에는

옥양목 필이

신작로처럼 펼쳐진다.

 

-정용진,<빨래터>전문.*YTN에서 방영.

 

손때

조상이

대대로 물려준

낡은 장롱문고리를 어루만지니

선조 어른들의 손때 묻은

얼이 끈끈하다.

 

차가운 쇠고리가

이리도 따뜻할 수가 있을까

은은한 숨소리가 들리고

땀 냄새가 향기롭다.

 

내가 선조들을 못 뵈웠어도

선조들이 나를 못 보셨어도

대대로 때 묻은 손자국에

고고한 꿈과 한이 서려

녹슨 문고리에

오늘도 살아 숨쉬는

그윽한 전설

해묵은 윤기가 고귀하다

증조모의 냄새가 난다.

 

-정용진,<손때>전문. *YTN에서 방영

 

한국 서정시 연구회 민족문학에 올린 나의 시

2018.01.31 05:54 정용진 조회 수:7

*가곡으로 된 시들---"정용진"

 

*농부의 일기

 

나는

마음의 밭을 가는

가난한 농부.

 

이른 봄

잠든 땅을

쟁기로 갈아

 

꿈의 씨앗을

흙 가슴 깊숙이

묻어 두면

 

어느새

석양빛으로 영글어

들녘에 가득하다.

 

나는

인생의 밭을 가는

허름한 농부.

 

진종일

삶의 밭에서

불의를 가려내듯

잡초를 추리다가

 땀 솟은

얼굴을 들어

저문 하늘을 바라보면

가슴 가득 차오르는

영원의 기쁨   <농부의 일기가곡. 권길상 작곡>   

 

*징검다리

 

동구밖을 흐르는

실개천에

뒷산에서 굴러온

바위들을

듬성듬성 놓아 만든

징검다리

 

내가 서서

기다리는 동안

네가 건너오고

네가 서서 기다리면

내가 건너가던

징검다리

 

어쩌다

중간에서

함께 만나면

너를 등에 업고

빙그르르 돌아

너는 이쪽

나는 저쪽

 

아직도  

내 등에 따사로운

너의 체온<징검다리가곡: 지성심 작곡>

 

 *강마을

 

내님이 사는 마을은

돛단배 밀려오고

따사로운 인정 머무는

버들숲 강마을

 

동산에 돋는 해

머리에 이고

가녀린 손길을 모두어 가며

한없이 한없이

기다리는 마음

 

애달픈 사연 토해놓고

기러기 떼 떠나가고

파아란 강심에

깃드는 강노을

 

하아얀 모래밭

푸른 갈숲을

끝없이 끝없이

가고픈 마음

 

외로운 초생달

창가에 들면

멧새도 울음 멈춰

숲으로 드네.

 

그토록 오랜 세월

고운 꿈 가꾸며

이 밤도 잔잔한 강마을

창가에 쉬네<강마을가곡: 백경환 작곡>

 

*산정호수 

 

흐르는 세월 머물러

천년햇살 빛나고

 

갈바람 멎어

산그림자를 담는

너는 저리

커다란 거울

 

하늘 기려

솔개보다

깊푸른 눈매로

가냘픈 멧새의

숨결에도

가슴 떨어

붉게 물드는 마음이여

 내 뜻 청산 되어

너를 품어

태고의 신비를 묻는

가을 한낮

 

초연한 걸음으로

산을 넘는

한줄기 푸른 구름<산정호수가곡. 전중재 작곡>

 

*축배의 노래 <결혼축시>

 

참으로 아름답구나 화려한 의상 꽃다운 미소 싱그러운 몸매 찬란한 하늘의 축복이 이슬같이 내리는구나. 아담아(신랑의 이름) 네 그 황금 같은 날개로 이브(신부의 이름)포옹해 주거라 네 살 중에 살이요 뼈 중에 뼈가 아니더냐 두 길로 와서 한 길로 향하는 거룩하고 머언 인생의 여정 때로는 기뻐하고, 성내며 슬퍼하고, 즐겁더라도 너무 겉으로 내색 말거라 삶이란 항상 서로를 의지하고 신뢰하며

끝없이 인내 하는 것 사랑은 베풀수록 샘물처럼 솟아나느니 이제 두 몸 사이에서 태어 날 꽃사슴 같은 지녀들을 맞이하면 너희들은 비로서 아버지와 어머니로 다시 태어나는 것 부족한 생각으로 저들을 서럽게 말거라. 복되어라 선남선녀가 부부의 연으로 맺어져 시작하는 인생의 복된 행로 그 앞길에 아름다운 향기와 싱그러운 열매가 가득히 맺히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하나니 부디 끝없이 사랑하거라 행복하거라.  <결혼축시가곡. 권길상 작곡>    2018.01.31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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