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숙의 문학서재






오늘:
6
어제:
36
전체:
80,220

이달의 작가

(시) 살아있는 소리

2024.02.27 05:37

미주 조회 수:550

 

   살아있는 소리

                                                                              이희숙

 

마스크 위로 빠끔히 내민 눈

몸에 주렁주렁 달린 줄을 떼어내고

투석 기계가 담긴 가방을

조심스레 밀며 쉼을 찾아 떠난다

 

높다란 야자수 가지는 바람을 불러

나부끼는 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널따란 바나나잎은

빗방울 받아내는 소리로

긴 밤을 지새운다

 

폭포는 낮은 곳으로 뛰어내려

모난 바윗돌을 다듬어주고

가슴을 풀어 바다를 채우며

하나 되라 하나 되라

철썩 처얼썩 수평을 만든다

 

 

기다리고 있던 푸른 별들이

퐁당퐁당 수평으로 뛰어들고

펌프질하는 투석 기계는

솟구치며 공기를 움직인다  

 

 

 

시 살아있는 소리.jpg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 (수필) 월리를 떠나보내며 / 한국일보 금요단상 1.31.2025 이희숙 2025.01.31 444
35 (시) 어제와 내일 사이 file 이희숙 2025.01.28 550
34 새해 첫발을 떼는 다짐 [한국일보 금요단상] 2025년 1월 10일 file 이희숙 2025.01.10 541
33 (수필)유효기간이 남았나요 /한국일보 금요단상 12.20.2024 이희숙 2024.12.20 448
32 (시) 감사가 머무는 자리 file 이희숙 2024.12.15 316
31 (수필, 시) 감사를 나누는 자리/중앙일보 이아침에 12.3.2024 이희숙 2024.12.04 107
30 (시) 그날 버스 정류장 file 이희숙 2024.11.20 154
29 (시) 낙엽 하나 이희숙 2024.11.20 99
28 (시) 단풍은 다른 빛으로 이희숙 2024.11.20 91
27 (수필) 노벨문학상 수상에 즈음하여/중앙일보 이 아침에 10.16.2024 file 이희숙 2024.10.16 121
26 (시) 대추가 익어가요 file 이희숙 2024.09.19 102
25 (수필) 사막에 내린 비 (여름 문학캠프 후기) file 이희숙 2024.08.31 154
24 (수필, 시) 흐르는 센강 / 2024. 8. 13. 중앙일보 이 아침에 file 이희숙 2024.08.13 72
23 (수필) 반세기 만에 트인 대화 물꼬 /중앙일보 이 아침에 7.25.2024 file 이희숙 2024.07.25 141
22 (수필) 잡초 / 중앙일보 이 아침에 2024. 6.5. 이희숙 2024.06.06 102
21 (시) 푸른 별 숨소리 file 이희숙 2024.04.23 268
20 (시) 나의 침묵 이희숙 2024.04.23 137
19 (시) 십자가의 숲 file 미주 2024.03.25 156
» (시) 살아있는 소리 file 미주 2024.02.27 550
17 (수필) 칠순에 졸업장을 받다 (중앙일보 이 아침에/2.23.2024) 이희숙 2024.02.23 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