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3 00:27
침묵 앞에서 - 이만구(李滿九)
고요함이 흐르는 마음속은 생각 끝에 텅 빈자리로 남아 아래로 더 아래로 가라앉는다. 온전히 휑하니 비운 병 속처럼 바람결에 맑은 속삭임 있다
삶 속에서 하고픈 말 넘칠 때 다 털어내는 분주한 마음속에는 실없이 허전한 부풂이 있어 다음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나무는 태생이 싹틀 때부터 살아 나갈 생명의 시간표대로 철 따라 혼자서 묵묵히 살아간다.
바람 앞에서 할 말 있다 해도, 잠재우는 무언의 참을성으로 다음 해의 풍성한 열매 위하여, 안으로 뿌리로 동면을 준비하고 그 열매는 침묵의 무게로 답하리라
나목의 가지 사이로 갈라진 밤하늘 본다. 캄캄하고 머나먼 우주의 깊이는 태초의 폭풍이 지난 후, 다가서는 절전된 고요함 속에 감전되어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침묵 앞에서 [1] | Noeul | 2018.01.03 | 532 |
80 | 봄이 오는 길목에서 | Noeul | 2017.12.22 | 473 |
79 | 겨울 멜로디 | Noeul | 2019.12.28 | 391 |
78 | 도시의 겨울비 [1] | Noeul | 2020.05.13 | 359 |
77 | 걷다 오는 행길 [1] | Noeul | 2021.05.01 | 325 |
76 | 오레곤에 와서 [1] | Noeul | 2022.11.01 | 287 |
75 | 국화꽃 한 송이 | Noeul | 2024.02.08 | 253 |
74 | 여창의 달빛아래 | Noeul | 2024.02.04 | 211 |
73 | 가을에 핀 배꽃 | Noeul | 2023.01.14 | 202 |
72 | 길 위의 자유인 | Noeul | 2024.02.05 | 200 |
71 | 유월의 소나무길 | Noeul | 2023.06.24 | 183 |
70 | 도시의 야자수 | Noeul | 2024.05.11 | 155 |
69 | 자카란다꽃 | Noeul | 2023.07.11 | 136 |
68 | 국제전화 | Noeul | 2023.09.21 | 136 |
67 | 거울 속의 아버지 | Noeul | 2023.11.06 | 134 |
66 | 몽고반점 | Noeul | 2024.02.08 | 129 |
65 | 외로운 별빛 | Noeul | 2024.02.08 | 123 |
64 | 망향 | Noeul | 2023.11.24 | 123 |
63 | 윤사월 붉은 봄꽃이 | Noeul | 2024.04.03 | 117 |
62 | 봄의 자리에 누어 | Noeul | 2024.03.17 | 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