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구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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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침묵 앞에서

2018.01.03 08:27

Noeul 조회 수:32

침묵 앞에서 - 이만구(李滿九)
                           
고요함이 흐르는 마음속은
생각의 끝에 텅 빈자리로 남아
아래로 더 아래로 가라앉는다  
온전히 휑하니 비운 병 속처럼   
바람결에 맑은 속삭임이 있다
삶 속에서 하고픈 말이 넘칠 때  
다 털어내는 분주한 마음속에는 
실없이 허전한 부풂이 있어   
다음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나무는 태생이 싹틀 때부터  
살아 나갈 생명의 시간표대로    
철 따라 혼자서 묵묵히 살아간다
침묵 앞에서 할말이 있다 해도
잠재우는 무언의 참을성으로 
다음 해의 풍성한 열매를 위하여
안으로 뿌리로 동면을 준비하고  
열매는 침묵의 무게를 답하리라 
                                                
나뭇가지 사이로 밤하늘을 본다
캄캄하고 머나먼 우주의 깊이는  
태초의 폭풍이 지난 후 다가서는
절전된 고요함 속에 감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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