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1 21:34
걷다 오는 행길 - 이만구(李滿九)
허수한 마음 조금은 비워 보려고 혼자서 삼거리까지 걷다 오는 길이다
언뜻 눈에 비친 하늘 푸르러 흰 구름 떠가고 어느새 나도 모르게 싱그런 하늘빛 젖어간다
작은 새들이 지저귀는 들 숲이 있고 한가한 길가에는 벤치가 보인다
그 텅 빈자리 누굴 기다리는 건가, 눈길로만 스쳐 가는 허전한 발길이다
행길 공터 빗물 웅덩이 속에는 하늘구름 흐르고 휑 뚫린 다리 밑 길을 통과한다
독수리 허공 맴도는 한적한 대낮, 한 나절 땡볕에 백지의 시간 태우며 간다
예전에 울 아버지 그랬듯이 하염없이 터벅터벅 걷다가 삼거리 만나면 그냥 돌아오곤 한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1 | 이월의 바람 | Noeul | 2023.06.14 | 45 |
80 | 낙타의 고백 | Noeul | 2023.06.14 | 46 |
79 | 그림 속 레몬향 물컵 | Noeul | 2023.06.14 | 46 |
78 | 한 편 만들기 | Noeul | 2023.06.14 | 46 |
77 | 길 잃은 새 | Noeul | 2023.06.14 | 48 |
76 | 네 안에 내 모습처럼 | Noeul | 2023.06.14 | 48 |
75 | 하얀 동백꽃 | Noeul | 2023.06.14 | 50 |
74 | 마음속 줄금 | Noeul | 2024.01.18 | 50 |
73 | 11월의 밤 | Noeul | 2023.06.13 | 51 |
72 | 소풍 | Noeul | 2023.06.14 | 51 |
71 | 하얀 고백 | Noeul | 2023.06.10 | 53 |
70 | 도시의 야자수 | Noeul | 2024.05.11 | 53 |
69 | 밤하늘 그 이름 별들 | Noeul | 2023.06.13 | 55 |
68 | 어머니의 섬 | Noeul | 2023.06.13 | 55 |
67 | 해바라기 | Noeul | 2023.06.13 | 57 |
66 | 박꽃 | Noeul | 2023.06.14 | 57 |
65 | 최고의 도시락 | Noeul | 2024.02.03 | 57 |
64 | 정월의 봄비 | Noeul | 2024.01.28 | 58 |
63 | 차창 밖 풍경 | Noeul | 2023.06.14 | 58 |
62 | 밥상 | Noeul | 2024.01.10 | 58 |
양 옆으로 코스모스 피어있던 신작로, 그 옆 방죽, 그리고 먼지 날리면 지나가던 시내버스 생각나네요. 좋은 생각 하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