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7
어제:
259
전체:
5,025,969

이달의 작가
2013.05.24 02:24

식물인간

조회 수 335 추천 수 5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식물인간


이월란(2013-5)


초록 호르몬이 핏줄을 타고 도는
꽃받침 같은 시트 위에 누워 있어요
동물과 식물의 다른 점이 무엇인지 아세요
동물은 마음이 변하는 데로 옮겨 다니지만
식물은 옮겨 다니지 않아요
동물은 다른 동물들을 찢어 먹지만
식물은 햇살로 하얀 밥을 지어서 먹어요
가끔씩 나의 분비물도 다시 비벼 먹지요
두 눈꼬리가 흘린 눈물이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입술을 타고
두 귀로 다시 들리기도 하구요
세포벽이 자라기 시작했어요
누군가의 침략을 막아내야 하니까요
어금니에 물린 바짓가랑이 같은
꽃도 무거워 잠시 내려놓았어요
힘센 짐승들이 더 많아지고
그래서 사냥에 지칠 때면
언제라도 병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세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난
이 자리에 있을 거니까요
아주 적절한 계절이 오면 다시
꽃이 필 거에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 평생 이월란 2012.05.19 251
64 유혹 이월란 2012.05.19 265
63 제3국어 이월란 2012.05.19 270
62 추격자 이월란 2012.05.19 309
61 여보, 눈 열어 이월란 2012.05.19 365
60 포커 페이스 이월란 2012.08.17 534
59 물속에서 이월란 2012.08.17 451
58 3293 이월란 2012.08.17 345
57 그는 지금, 이월란 2012.08.17 398
56 미로학습 이월란 2013.05.24 235
55 세월 3 이월란 2013.05.24 290
» 식물인간 이월란 2013.05.24 335
53 책이 있는 방 이월란 2013.05.24 353
52 가나다라 천사 이월란 2013.05.24 419
51 칭기즈칸 이월란 2013.05.24 386
50 열쇠 이월란 2013.05.24 347
49 길고양이 이월란 2014.05.28 348
48 금단의 열매 이월란 2014.06.14 539
47 불면증 이월란 2014.06.14 310
46 통곡의 벽 이월란 2014.06.14 242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