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9
어제:
176
전체:
5,020,860

이달의 작가
2021.08.16 14:10

상상임신 4

조회 수 4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상상임신

이월란 (2019-1)

 

멋모르고 낳은 아이가 멋모르고 아이를 낳을 때쯤

아이 하나 더 배고 싶다

말이 씨가 되었나 교활한 난자 하나 아직 살아있었다

품에 안고 잔 것들이 한 뼘씩 내려와 배를 맞춘다

한 번도 내 손을 타지 않은 자궁이 나를 엄마라고 불렀다

흘려보낸 핏덩이를 헤아리다

타락하지 않은 수컷으로 동그랗게 부푼 꿈이 착상하는 소리

퍽 하고 터지던 양수에 철퍼덕 엎어지던 아이들은 죽고

착한 노예 같은 아기가 초음파로 논다

2만 헤르츠의 진동이 느린 호르몬을 먹고 팽팽해진다

눈뜬 아침이 입덧을 하면

장난감 모빌 사이로 바람이 먼저 태어나고

예정일에 눈 맞출 때마다 이목구비 달리듯 체중이 늘었다

만삭의 기억마다 다시 차려지는 분만실

철지난 태동의 끝에서

탯줄로 배불리는 얼굴 없는 아기가 한 번씩 배를 찬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05 가짜 귀고리 이월란 2016.09.08 115
1004 다섯 개의 비밀 이월란 2021.08.16 116
1003 RE: 새벽 이월란 2021.08.16 121
1002 낙엽 이월란 2015.03.30 122
1001 난간에서 이월란 2016.09.08 126
1000 오디오북 이월란 2021.08.16 128
999 물병과 병물 이월란 2021.08.16 132
998 부활 1 이월란 2016.09.08 144
997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월란 2014.10.22 172
996 부음 1 이월란 2015.09.20 174
995 폐경 이월란 2014.08.25 175
994 바람이었나 이월란 2014.08.25 183
993 빈집 이월란 2014.10.22 187
992 동물원을 베고 누운 고릴라 이월란 2015.09.20 187
991 횡설수설 악플러-----영혼말이 이월란 2008.11.18 193
990 이월란 2008.06.20 195
989 빗물 이월란 2008.07.07 197
988 단풍 이월란 2008.10.14 198
987 유턴 4 이월란 2016.09.08 202
986 은혜 이월란 2008.07.17 20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