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5
어제:
183
전체:
5,020,486

이달의 작가
2021.08.16 14:10

상상임신 4

조회 수 4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상상임신

이월란 (2019-1)

 

멋모르고 낳은 아이가 멋모르고 아이를 낳을 때쯤

아이 하나 더 배고 싶다

말이 씨가 되었나 교활한 난자 하나 아직 살아있었다

품에 안고 잔 것들이 한 뼘씩 내려와 배를 맞춘다

한 번도 내 손을 타지 않은 자궁이 나를 엄마라고 불렀다

흘려보낸 핏덩이를 헤아리다

타락하지 않은 수컷으로 동그랗게 부푼 꿈이 착상하는 소리

퍽 하고 터지던 양수에 철퍼덕 엎어지던 아이들은 죽고

착한 노예 같은 아기가 초음파로 논다

2만 헤르츠의 진동이 느린 호르몬을 먹고 팽팽해진다

눈뜬 아침이 입덧을 하면

장난감 모빌 사이로 바람이 먼저 태어나고

예정일에 눈 맞출 때마다 이목구비 달리듯 체중이 늘었다

만삭의 기억마다 다시 차려지는 분만실

철지난 태동의 끝에서

탯줄로 배불리는 얼굴 없는 아기가 한 번씩 배를 찬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 부활 1 이월란 2016.09.08 144
24 유턴 4 이월란 2016.09.08 202
23 잔치국수 2 이월란 2016.09.08 231
22 이 남자 3 5 이월란 2016.09.08 480
» 상상임신 4 이월란 2021.08.16 43
20 눈길 이월란 2021.08.16 59
19 동백아가씨 이월란 2021.08.16 62
18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21.08.16 58
17 노을 5 이월란 2021.08.16 54
16 마스크 이월란 2021.08.16 55
15 야경 찍는 법 이월란 2021.08.16 53
14 홀수의 미학 이월란 2021.08.16 74
13 접속 이월란 2021.08.16 68
12 토르소 이월란 2021.08.16 89
11 공항 가는 길 이월란 2021.08.16 53
10 창세기 다시보기 이월란 2021.08.16 63
9 오래된 가족 이월란 2021.08.16 57
8 바나나 속이기 이월란 2021.08.16 100
7 클래스 바 (Class Barre) 이월란 2021.08.16 100
6 안녕, 눈동자 이월란 2021.08.16 109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