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8
어제:
306
전체:
5,022,921

이달의 작가
2021.08.16 14:16

동백아가씨

조회 수 6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동백아가씨

이월란 (2019-2)

 

 

저릿한

슬픔의 뒤뜰에는 언제나

홀연히 서 있는 나보다 젊은 그녀

도려낸 가슴에

한 소절씩 얹어두었을 붉은 꽃잎을

나는 모른다

끝내 모른다

결코 노래가 되지 않던 음치의 세월

지금도 그녀는 배수 좋은 땅에

그저 서 있다

눈물 빠지기 좋은 길

어디쯤 서 보아도

그녀의 청춘은 차마 못할 짓

삼키는 연습을 하다보면

떨어지는 연습까지 하게 된다

송이채 떨어지는 가슴으로 받아낸 날들은

한결같은 그녀의 북방한계선이었다

손 시리고 발 저려

박제된 라디오에서 꽃의 목청이 들리면

그녀의 고통은 찬란해졌다

그녀가 지은 밥을 먹고 자란 것은

오직 슬픔의 아기들

은비늘 반짝이는 두 눈 앞에

유년의 수돗가를 붉게 물들이던

엄마 꽃이 비리다

살다 간 낙화의 땅에서

마지막 온기 품은 겨울의 겨드랑쯤

동명이인의 꽃이 핀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25 당신의 봄 이월란 2009.07.29 388
724 대박 조짐 이월란 2011.12.14 443
723 대숲 이월란 2011.03.18 363
722 대출 이월란 2010.03.05 451
721 데자뷰 (dejavu) 이월란 2008.05.10 277
720 도시인 이월란 2010.05.18 362
719 독립기념일 이월란 2010.11.24 364
718 독종 이월란 2009.09.19 287
717 돌보석 이월란 2009.04.17 353
716 돌부리 이월란 2008.05.08 385
715 돌아서 가는 길은 이월란 2008.05.10 352
714 돌아온 탕자 이월란 2009.07.27 269
713 동문서답 이월란 2010.10.29 558
712 동물원을 베고 누운 고릴라 이월란 2015.09.20 187
711 동백 아가씨 이월란 2014.10.22 421
» 동백아가씨 이월란 2021.08.16 62
709 동시 7편 이월란 2008.05.09 443
708 동일인물 이월란 2008.05.10 247
707 동태엄마 이월란 2010.02.15 500
706 두부조림 이월란 2011.07.26 419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