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1
어제:
338
전체:
5,022,040

이달의 작가
2008.05.08 13:35

또 하나의 얼굴

조회 수 414 추천 수 4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또 하나의 얼굴


                                              이 월란




만져본다
가만히 다가오는 얼굴 하나
같이 웃고 같이 울어 내 얼굴 가져다 놓은 듯
내 못된 성질 다 받아 삭여내고도
아무일 없었듯 늘 그 자리에서 날 바라보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지 않는 한
시계처럼 늘 그 시간에
1년을 하루처럼 문 열고 들어오는
색깔 잃어가는 머리카락만큼
같이 잃어버린 시간 아깝지 않도록
언제든 돌아보면 손 내미는


엇갈리며 철없던 시절
한몸처럼 앨범안에 포개어놓고
불협화음 한소절 한소절 조율해 잠재워 놓고
화분에 물 주며
너처럼 말대꾸 없는 화초가 더 좋다며 웃고 있는
철따라 꽃을 갈아 심을 줄 아는


내 얼굴 다음 행동 알 수 없어도
그 얼굴 다음 행동 빤히 들여다 보이는
거울안에 나보다 더 잘보이는


내가 그 안에 살아온 것인지
그가 내 안에 살아온 것인지
묻지 않아도 대답이 되어 돌아오는


온종일 찬바람 맞고서도
나보다 더 따뜻한 가슴으로 돌아오는
잠든 그 얼굴 만지고 있으면
눈물이 난다

                                            2006-11-25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 폐경 이월란 2014.08.25 175
44 바람이었나 이월란 2014.08.25 183
43 빈집 이월란 2014.10.22 187
42 땅을 헤엄치다 이월란 2014.10.22 205
41 눈 오는 날 이월란 2014.10.22 217
40 귀성 이월란 2014.10.22 242
39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월란 2014.10.22 172
38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2 1 이월란 2014.10.22 578
37 동백 아가씨 이월란 2014.10.22 421
36 야경 이월란 2015.03.30 106
35 타임아웃 이월란 2015.03.30 234
34 낙엽 이월란 2015.03.30 122
33 부음 1 이월란 2015.09.20 174
32 동물원을 베고 누운 고릴라 이월란 2015.09.20 187
31 입양아 이월란 2015.09.20 99
30 달팽이의 하루 2 이월란 2015.09.20 376
29 사각지대로 가 주세요 1 이월란 2016.09.08 110
28 가짜 귀고리 이월란 2016.09.08 115
27 화상을 입다 이월란 2016.09.08 304
26 난간에서 이월란 2016.09.08 126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