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
어제:
274
전체:
5,025,157

이달의 작가
2008.05.09 09:32

이별예감

조회 수 482 추천 수 3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별예감


                                                                               이 월란





날카로운 것을 보면 머리 속에서 벌써 돋아나는 몸소름
몸서리치면서도 생채기를 내고 마는 못된 습관
처음 보았을 때 그 예리한 눈빛에 벌써 베이고 있는
가슴을 꼭꼭 눌러 지혈을 하고 있었는데
발 밑은 이미 늪이었나 빠져들수록 베이고 말 살점을 매끄러이
다지듯 날을 세우는 묘한 느낌
악몽처럼, 예감처럼 기어코 내 가슴살을 도려내고 있던 그 눈
속에서 피 흘리는 나를 보았는데
빨간 살덩이가 꽃같은 붉은 피 송송 맺으며 날선 칼에 묻어 가는 걸
지켜보며 이미 내것이 아니란 걸
옥정(沃丁)같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내 가슴을 붙들고
손사래를 치며 호호 불다가 지쳐 잠들면 꿈에서도 들리지 않는
나 자신 받아들이려 벌떡 일어나 다시 손사래를 쳐야했는데
모진 세월은 거북의 등짝처럼 딱딱한 딱지로 내려앉아 잃은 살점을
빈틈없이 메꾸고 한번 씩 뜯어내어 핏빛 추억을 빨아먹으며
반추해 보는 또 하나의 못된 습관
손가락은 지금도 오돌도돌 아물어가는 딱지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나간 열병이 딱지 아래로 빨갛게 열꽃을 피우고 있을테니


                                                                            2007-01-27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5 그녀에게* 이월란 2008.11.30 267
124 그녀는 동거 중 이월란 2009.05.12 443
123 그녀 이월란 2010.02.12 354
122 그네 이월란 2008.05.10 227
121 그냥 두세요 이월란 2008.05.09 275
120 그가 사는 도시 이월란 2008.05.08 336
119 그 이름 이월란 2008.05.10 232
118 그 여자 이월란 2008.05.09 316
117 그 섬에 이월란 2008.05.10 287
116 그 땐 이월란 2010.01.19 336
115 귀여운 뱀파이어 이월란 2009.12.22 410
114 귀성 이월란 2014.10.22 242
113 귀로 이월란 2008.05.10 280
112 귀도(歸島) 이월란 2009.10.21 305
111 궁상 이월란 2011.10.24 263
110 굿 이월란 2009.11.11 319
109 국경의 봄 이월란 2009.01.27 302
108 구신 들린 아이 이월란 2009.02.08 263
107 광복64주년기념 낭송축시 이월란 2009.08.25 311
106 괄호 속에서 이월란 2009.07.27 316
Board Pagination Prev 1 ...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