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2
어제:
184
전체:
5,020,797

이달의 작가
2008.05.09 09:44

제비집

조회 수 333 추천 수 3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제비집


                                                     이 월란




가슴 속 두 번째 늑골 바로 밑에
아이의 작은 손도 밀어넣을 수 없는
아주 후미진 곳에 제비집 하나 지었다
어미새는 눈뜨면 그리움을 입에 물어와
새끼새의 입에 넣어준다
밤이 깊어지기 전에 눈물 한방울 마저 물어와
새끼새의 목을 축이는 그 척박하고 좁은 땅
가끔씩 가슴 한켠이 시어터진 것처럼 시린 것은
가끔씩 동공을 가득 채운 물이 흘러넘치는 것은
일상의 논두렁에서, 생의 밭두렁에서
영민한 부리로 물어다 나르는
그리움과 눈물이 있기 때문이다
애써 허물지 않아도 눈물도 얼어버릴 찬겨울이 오면
눈물 속 그리움 입에 가득 물고
늑골 아래 제비식구들도 강남으로 날아가지 않으리


                                                       2007-03-0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65 너에게 가는 길 이월란 2008.05.08 460
964 뒷모습 이월란 2008.05.09 380
963 유럽으로 간 금비단나비 이월란 2008.05.09 370
962 버리지 못하는 병 이월란 2008.05.09 865
961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이월란 2008.05.09 481
960 원형나비 이월란 2008.05.09 329
959 이별예감 이월란 2008.05.09 482
958 위선 이월란 2008.05.09 273
957 손을 내밀어요 이월란 2008.05.09 387
956 눈물의 미학 이월란 2008.05.09 320
955 오늘도 쌀을 씻는다 이월란 2008.05.09 328
954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이월란 2008.05.09 314
953 허아비 이월란 2008.05.09 440
952 악습 이월란 2008.05.09 341
» 제비집 이월란 2008.05.09 333
950 해질무렵 이월란 2008.05.09 336
949 모순 이월란 2008.05.09 308
948 사랑을 아니? 봄을 아니? 이월란 2008.05.09 367
947 사랑의 방식 이월란 2008.05.09 410
946 회명(晦冥) 걷기 이월란 2008.05.09 35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