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1
어제:
225
전체:
5,032,820

이달의 작가
2008.05.09 13:06

공항대기실

조회 수 298 추천 수 3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공항대기실



                                                                                    이 월란





방금 곁에서 숨소리 내었던 시간마저 진부해진, 장마진 젖은 땅은 그렇게 날 돌려세웠고 자동문은 여지없이 닫혔다. 서로 꿈이 되어버릴 두 개의 세상을 송두리채 잊은 척 접혀진 지점에 잠시 쪼그려 앉는다


성운층 위에서 정면으로 마주보는 해는 동에서 서로 지지 않는다. 절룩거리던 한 발 한순간 헛디뎌 늪에 빠지듯, 욱하는 맘으로 절벽 아래로 투신하듯 그렇게 구름층 꽃길로 쑥 빠져버린다. 건져낼 방도는 내게 없다. 시간을 거슬러 날아가 보는 수 밖에


솜이불 만들기전 펼쳐놓은 솜조각같은 구름들이 사람들이 떨어뜨린 기억을 먹고 사는 나라.
엉금엉금 기어다니며 둥둥 떠도는 나라. 아득한 구름섬에 추락하기 직전의 햇살 한 줌으로 손바닥만한 은닉만 쏘아보고 있던 그 나라로


세상에 발 닿지 않은 저 하늘의 징검다리를 건널 자격이 내게 있었던가. 그 뽀얗던 구름꽃에 침을 뱉을 자격이 내게 있었던가. 사람들은 자격 없이도 인연에 등을 돌리고 있다. 행복한 크로마뇽인들은 착하게도 줄을 서고 있다.


<곧 탑승을 시작하겠으니 탑승하실 승객 여러분께선 미리 탑승권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2007-06-2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5 애모 이월란 2008.05.07 635
364 애설(愛雪) 이월란 2009.10.17 402
363 야경 이월란 2015.03.30 106
362 야경 찍는 법 이월란 2021.08.16 53
361 야경(夜景) 이월란 2008.05.07 575
360 야누스 이월란 2010.02.12 370
359 야바위 이월란 2010.02.15 329
358 약속 이월란 2009.09.23 282
357 약속 2 이월란 2012.02.05 331
356 약속 없는 나라 이월란 2009.11.21 323
355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이월란 2008.05.07 579
354 어느 시인 이월란 2008.05.09 327
353 어느 아침 이월란 2008.05.10 246
352 어둠과 나무 이월란 2011.10.24 396
351 어둠숨쉬기 이월란 2008.10.26 225
350 어둠의 입 이월란 2009.06.10 311
349 어떤 기다림 이월란 2008.05.10 216
348 어떤 사랑 이월란 2008.05.10 243
347 어떤 하루 이월란 2008.05.10 293
346 어린 결혼 이월란 2010.04.27 413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