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00
어제:
235
전체:
5,024,972

이달의 작가
2008.05.09 13:06

공항대기실

조회 수 298 추천 수 3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공항대기실



                                                                                    이 월란





방금 곁에서 숨소리 내었던 시간마저 진부해진, 장마진 젖은 땅은 그렇게 날 돌려세웠고 자동문은 여지없이 닫혔다. 서로 꿈이 되어버릴 두 개의 세상을 송두리채 잊은 척 접혀진 지점에 잠시 쪼그려 앉는다


성운층 위에서 정면으로 마주보는 해는 동에서 서로 지지 않는다. 절룩거리던 한 발 한순간 헛디뎌 늪에 빠지듯, 욱하는 맘으로 절벽 아래로 투신하듯 그렇게 구름층 꽃길로 쑥 빠져버린다. 건져낼 방도는 내게 없다. 시간을 거슬러 날아가 보는 수 밖에


솜이불 만들기전 펼쳐놓은 솜조각같은 구름들이 사람들이 떨어뜨린 기억을 먹고 사는 나라.
엉금엉금 기어다니며 둥둥 떠도는 나라. 아득한 구름섬에 추락하기 직전의 햇살 한 줌으로 손바닥만한 은닉만 쏘아보고 있던 그 나라로


세상에 발 닿지 않은 저 하늘의 징검다리를 건널 자격이 내게 있었던가. 그 뽀얗던 구름꽃에 침을 뱉을 자격이 내게 있었던가. 사람들은 자격 없이도 인연에 등을 돌리고 있다. 행복한 크로마뇽인들은 착하게도 줄을 서고 있다.


<곧 탑승을 시작하겠으니 탑승하실 승객 여러분께선 미리 탑승권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2007-06-2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45 외출 2 이월란 2012.02.05 336
944 노을 4 이월란 2012.02.05 374
943 공갈 젖꼭지 이월란 2012.02.05 663
942 운명을 고르다 이월란 2012.02.05 283
941 살 빠지는 그림 이월란 2012.02.05 559
940 눈물로 지은 밥 이월란 2012.02.05 319
939 플라톤의 옷장 이월란 2012.01.17 361
938 날아오르는 사람들 이월란 2012.01.17 336
937 재활용 파일 이월란 2012.01.17 362
936 볼링장 이월란 2012.01.17 294
935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이월란 2012.01.17 511
934 모래성 이월란 2012.01.17 261
933 당신 때문에 꽃이 핍니다 이월란 2012.01.17 438
932 비행기를 놓치다 이월란 2012.01.17 841
931 자물쇠와 열쇠 이월란 2012.01.17 307
930 너의 우주 이월란 2012.01.17 422
929 중환자실 이월란 2011.12.14 430
928 로또 사러 가는 길 이월란 2011.12.14 742
927 하늘 주유소 이월란 2011.12.14 464
926 대박 조짐 이월란 2011.12.14 44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