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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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10 09:00

돌아서 가는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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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 가는 길은


                         이 월란




눈 멀도록 멀어라
돌아서 가는 길은


먼빛 시선, 마저 눈 감아
눈 감아
헤퍼서 몹쓸 것은 정(情)이라


덩굴채 잘라낸 살점같이
따가운 연(緣)


잡목 헤치며 에돌아 가는 길은
이리도 험하여라


초로(焦勞)의 넋을 지고
생목소리에 귀를 막고
환청같은 밤의 미사곡 속으로
걸어가는 길


품에서 멀어진
환부의 언저리를 돌고 또 돌아
전신에 너울을 두르고


물줄기가 잘려도 저절로 물오르는
잎맥 솎아 내며
돌고 돌아 가는 길


가로박힌 돌무덤
차라리 쓰다듬고 에돌아가는
어린 물줄기처럼


만지자 슬픔일까
두 발 저려 가는 길

                    
                          200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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