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68
어제:
353
전체:
5,022,875

이달의 작가
조회 수 347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이 월란




불러야 할 때가 있다
하루의 상처를 새긴 시선들을 버리고, 돌아서는 해가 달구어 놓은 노을을 볼 때
허공을 흔들며 다가와 내 옷자락을 붙들고, 따라오는 들꽃의 내음이 만져질 때


선명한 이름의 사람들이 정확한 주소의 집으로 돌아가는 해질녘
계절들이 손을 맞잡고 세상을 보기좋게 인계할 때


낮이 밤에게 눈물 없이 인사하는 그 해거름
명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끝내 부르지 못해


석양빛 얼굴과 비의 목소리로
낙엽의 발자국 소리와 치자꽃 심장으로
바람의 손길과 먼산의 시선으로 온 것들을


위태한 비명으로도 왔다 잠든 아기의 배냇짓 한숨으로도 오는
낯뜨거운 착란의 가슴으로도 왔다 성호를 긋는 무흠한 손짓으로도 오는


저 헛헛한 풍경의 눈매로
이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차마 부르지 못해
이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이젠 부르고 싶어

                                                            
                                                                                    2007-10-0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5 이별나무 이월란 2008.09.10 259
764 이민 간 팔용이 이월란 2009.08.29 373
» 이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이월란 2008.05.10 347
762 이드의 성(城) 이월란 2009.05.09 315
761 이 남자 3 5 이월란 2016.09.08 481
760 이 길 다 가고나면 이월란 2008.05.08 381
759 음모(陰謀) 이월란 2008.05.08 374
758 은혜 이월란 2008.07.17 203
757 유혹 이월란 2012.05.19 265
756 유턴 4 이월란 2016.09.08 202
755 유정(有情) 이월란 2008.07.30 270
754 유언 이월란 2012.04.10 232
753 유리기둥 이월란 2008.05.09 379
752 유령 블로그 이월란 2010.06.18 408
751 유럽으로 간 금비단나비 이월란 2008.05.09 370
750 이월란 2010.02.12 360
749 위선 이월란 2008.05.09 273
748 위기의 여자 이월란 2009.06.06 488
747 원형나비 이월란 2008.05.09 329
746 원죄 이월란 2008.05.10 235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