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
어제:
379
전체:
5,021,367

이달의 작가
2008.05.10 10:57

틈새

조회 수 282 추천 수 2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틈새


                                                               이 월란




너무 많은 마지막을 생각 없이 보내고 만다


하루의 마지막을
한 주의 마지막을
한 달의 마지막을
한 해의 마지막을


알 수 없는 마지막을 연습하라 준비하라
구비고은 세월의 관절마다 허공같은 사춤들


헛장처럼 지나가버린 날들이여
두 발로 밟아온 걸음조차 서러워라
두 입술로 뱉어 놓은 언어들조차 안타까워라
화려한 거짓으로 초라한 진실을 삼켜버린 가슴조차 아름다워라


새벽 눈길 홀로 걷는 발길로 사무쳐오네 새 날이여
자정의 적막 걷어내는 손길로 무리져오네 새 순간들이여
세밑에 엎드린 가슴마다 슬슬한 회한
한댕이는 살사리꽃같은 생심마다 살갑게 여무는 꿈


마지막 다음엔 처음이 오네
미련 서린 발자국 위에 첫 눈이 내리네
아직 본적 없는 새 날이 옛날인 듯 시침떼고 다가오네
마지막과 새 날의 영원같은 틈새 사이로
                                            
                                                               2007-12-31



* 구비고은 : 구비가 아름다운
* 살사리꽃 : ‘코스모스’의 우리말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5 외출 이월란 2008.05.10 280
244 눈(雪) 이월란 2008.05.10 282
243 고양이에게 젖 먹이는 여자 이월란 2008.05.10 651
242 사람, 꽃 핀다 이월란 2008.05.10 313
241 눈길(雪路) 이월란 2008.05.10 274
240 패디큐어 (Pedicure) 이월란 2008.05.10 328
239 촛불잔치 이월란 2008.05.10 362
238 백일장 심사평 이월란 2008.05.10 286
237 제로섬(zero-sum) 이야기 이월란 2008.05.10 386
236 이월란 2008.05.10 236
235 별리동네 2 이월란 2008.05.10 365
234 불씨 이월란 2008.05.10 263
233 Step Family 이월란 2008.05.10 256
232 산그림자 이월란 2008.05.10 272
» 틈새 이월란 2008.05.10 282
230 무서운 여자 이월란 2008.05.10 305
229 밤의 정가(情歌) 이월란 2008.05.10 244
228 성탄절 아침 이월란 2008.05.10 288
227 눈꽃 이월란 2008.05.10 283
226 옛날에 우린...... 이월란 2008.05.10 408
Board Pagination Prev 1 ...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