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9
어제:
338
전체:
5,022,048

이달의 작가
2008.05.10 11:31

미로캠

조회 수 309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미로캠*


                                                                         이 월란
  



자, 열 한 시간이야,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렴
마음을 샅샅이 찍어서 이 모니터로 보내줘야 해
가슴 모퉁이마다 왜 파란 슬픔들은 호수처럼 고여 사는건지
사철 내내 눈 내리는 산 하나 왜 늘 품고 사는건지
사악한 세포들은 왜 지치지도 않고 터를 닦고 집을 짓는건지
그들의 정체를 오늘은 밝혀내고야 말겠어
도대체 어떤 화상들이 들어 앉아 있길래 마음은
플레어치마처럼 바람만 불어도 훌러덩 뒤집어지는건지
저 간사한 수작들을 파헤치는거야, 그들의 교신을 이제 막는거야
왜 한번씩 누룩 먹은 밀가루처럼 간땡이는 붓는건지
왜 멀쩡한 쓸개는 한번씩 사라져 쓸개 빠진 짓을 하게 만드는건지
왜 심심하면 푸줏간 진열장에 달린 홍등처럼 심장은 달아오르는건지
붉은 혈기 웅켜잡은 마음의 갱도를 바르집는 스파이가 되어 주는거야
전신으로 전이되고 있는 암종들의 뿌리를 뽑는거지
묵시의 횡포를 폭로하는거야, 오늘은
                                          
                                                                     2008-02-03




* 미로캠 : 순수 한국기술로 만든 일명 <먹는 내시경>
           세계에서 가장 작은(지름 11mm, 길이 24mm) 캡술형 내시경으로
           11시간 동안 몸 안을 돌아다니면서 아픈 부위를 찍어 모니터로
           전송하며 사용이 끝나면 대변을 통해 빠져나온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85 너에게 가는 길 이월란 2008.05.08 460
784 너에게 갇혀서 이월란 2008.05.10 323
783 너에게로 이월란 2008.05.08 350
782 너의 손은 빛이다 이월란 2009.04.22 318
781 너의 우주 이월란 2012.01.17 422
780 노교수 이월란 2010.05.25 349
779 노스탤지어의 창 이월란 2008.05.10 278
778 노안(老眼) 이월란 2008.05.10 245
777 노을 4 이월란 2012.02.05 374
776 노을 5 이월란 2021.08.16 54
775 누드展 이월란 2010.04.18 476
774 누전(漏電) 이월란 2008.05.09 350
773 눈 오는 날 이월란 2014.10.22 217
772 눈 오는 날 1, 2 이월란 2008.05.10 326
771 눈(目)의 고향 이월란 2009.05.09 373
770 눈(雪) 이월란 2008.05.08 350
769 눈(雪) 이월란 2008.05.10 282
768 눈(雪)이 무겁다 이월란 2008.12.26 418
767 눈길 이월란 2008.05.08 338
766 눈길 이월란 2021.08.16 59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