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02
어제:
276
전체:
5,025,624

이달의 작가
2008.05.10 12:19

너를 쓴다

조회 수 268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너를 쓴다


                                                                      이 월란




적막한 천지의 말, 다 알아듣지 못해, 이리 버거워
발빠른 세월의 말, 다 전해주지 못해, 이리 힘겨워
이젠 투명히 멀어져간 너를 쓴다
물처럼 고여 앉아 파문으로 떨어지는 너를 받는다
어느 명함 빼곡히 채워진 축복의 리스트는
누군가의 빈주머니 속으로 구겨질 고뇌의 항목
발 떼자 사라져버린 서로의 집을 찾아 돌고 돌아 오는 길
어린 상주의 눈물처럼 바람도 시리고 꽃도 서러운 날
울어다오, 젖지 않을 환희의 가슴으로
밝혀다오, 평생의 어둠을 깨우고도 남을 그 새벽의 기억으로
어느 기억을 두드려 파헤치더라도
영원히 새겨두진 못할 엇갈린 나이테 사이로
기어코 미련 한 줌 줍게 되더라도
꽃씨를 받던 뒷모습으로도 꽃을 피워내던
사랑은 사랑으로 족했나니
사라진 새벽별 하나로도 매일 아침 동이 터오나니
퀵 서비스처럼 순간으로 왔다 폭죽처럼 사라지는 하루해도 가벼이
원시의 바다를 해풍으로 돌아 나와
고독의 부리를 내어 오늘도 너를 쓴다
열 마디 손끝 녹여 흔적 없이 너를 쓴다

                                        
                                                                  2008-03-0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5 눈물 축제 이월란 2009.10.24 292
264 눈먼자의 여행 이월란 2010.01.29 635
263 눈꽃사랑 이월란 2008.05.08 406
262 눈꽃 이월란 2008.05.10 283
261 눈길(雪路) 이월란 2008.05.10 274
260 눈길 이월란 2008.05.08 338
259 눈길 이월란 2021.08.16 59
258 눈(雪)이 무겁다 이월란 2008.12.26 418
257 눈(雪) 이월란 2008.05.08 350
256 눈(雪) 이월란 2008.05.10 282
255 눈(目)의 고향 이월란 2009.05.09 373
254 눈 오는 날 1, 2 이월란 2008.05.10 326
253 눈 오는 날 이월란 2014.10.22 217
252 누전(漏電) 이월란 2008.05.09 350
251 누드展 이월란 2010.04.18 476
250 노을 5 이월란 2021.08.16 54
249 노을 4 이월란 2012.02.05 374
248 노안(老眼) 이월란 2008.05.10 245
247 노스탤지어의 창 이월란 2008.05.10 278
246 노교수 이월란 2010.05.25 349
Board Pagination Prev 1 ...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