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1
어제:
276
전체:
5,025,583

이달의 작가
2008.06.11 14:14

비의 목소리

조회 수 277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비의 목소리



                                               이 월란




젖은 함성
깊은 입 속에서 차오르는 분수의 포말들
차가운 불길같은 목멘 아우성이
후두음으로 고인다
목줄기를 타고 내려와
비의 변성기를 대신 거치고
비의 목소리로 걸어가는 사람들
뛰어가는 사람들
목갈린 성대가 시려
하늘끝에서 땅끝까지
세상에서 가장 빨리 피고 지는
비꽃들이
대지의 숨구멍마다 자결하는데
비를 타고 성큼 자라 내게온 어린 발자국
피고 지는 비살 사이로 뛰놀고
비분을 터뜨리는
비의 함성이 덩달아 뛰어다닌다
숨진 물이파리들의 빈례 행렬을 따라
묘지의 바다를 향해 달린다
해시계의 젖은 그림자를 두르고
꽃지어 떠내려가는
호읍하며 목이 잠긴 저 서늘한 가슴들
목사리같은 슬픔의 굴레가
질긴 목청을 세운다

                                        2008-06-1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85 빛꽃 이월란 2009.08.01 274
784 폭풍 모라꼿 이월란 2009.08.06 274
783 그냥 두세요 이월란 2008.05.09 275
782 철새는 날아가고 이월란 2008.05.10 275
781 바람의 교주 이월란 2009.10.24 275
780 지금 이대로 이월란 2012.04.10 275
779 청맹과니 이월란 2008.05.26 276
778 날개 달린 수저 이월란 2008.05.09 276
777 가을주정(酒酊) 이월란 2008.05.10 276
776 겨울새 이월란 2008.05.10 276
775 연인 이월란 2009.05.12 276
774 흔들리는 물동이 이월란 2008.05.09 277
773 고통에 대한 단상 이월란 2008.05.10 277
772 데자뷰 (dejavu) 이월란 2008.05.10 277
» 비의 목소리 이월란 2008.06.11 277
770 세상을 끌고 가는 차 이월란 2008.10.16 277
769 詩 5 이월란 2009.12.15 277
768 노스탤지어의 창 이월란 2008.05.10 278
767 손님 이월란 2008.12.19 278
766 흐르는 섬 이월란 2009.01.15 278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