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3,713
어제:
28,435
전체:
6,074,253

이달의 작가
2008.06.11 14:14

비의 목소리

조회 수 462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비의 목소리



                                               이 월란




젖은 함성
깊은 입 속에서 차오르는 분수의 포말들
차가운 불길같은 목멘 아우성이
후두음으로 고인다
목줄기를 타고 내려와
비의 변성기를 대신 거치고
비의 목소리로 걸어가는 사람들
뛰어가는 사람들
목갈린 성대가 시려
하늘끝에서 땅끝까지
세상에서 가장 빨리 피고 지는
비꽃들이
대지의 숨구멍마다 자결하는데
비를 타고 성큼 자라 내게온 어린 발자국
피고 지는 비살 사이로 뛰놀고
비분을 터뜨리는
비의 함성이 덩달아 뛰어다닌다
숨진 물이파리들의 빈례 행렬을 따라
묘지의 바다를 향해 달린다
해시계의 젖은 그림자를 두르고
꽃지어 떠내려가는
호읍하며 목이 잠긴 저 서늘한 가슴들
목사리같은 슬픔의 굴레가
질긴 목청을 세운다

                                        2008-06-1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7 수신확인 이월란 2008.06.15 452
456 제2시집 포효 이월란 2008.06.13 641
455 제2시집 아침의 이별 이월란 2008.06.12 585
» 비의 목소리 이월란 2008.06.11 462
453 주머니 속의 죽음 이월란 2008.06.10 559
452 핏줄 이월란 2008.06.10 477
451 둥둥 북소리 이월란 2008.06.08 520
450 당신, 꽃이 피네 이월란 2008.06.04 480
449 그리움 이월란 2008.06.05 460
448 제2시집 김칫독을 씻으며 이월란 2008.06.03 601
447 꽃, 살아있음 이월란 2008.06.07 458
446 제2시집 외로움 벗기 이월란 2008.06.01 551
445 제2시집 꿈꾸는 나무 이월란 2008.05.29 619
444 홈리스 (homeless) 이월란 2008.05.31 585
443 비섬 이월란 2008.05.30 474
442 부음(訃音) 미팅 이월란 2008.05.28 474
441 격자무늬 선반 이월란 2008.05.27 517
440 낙조(落照) 이월란 2008.05.20 469
439 제2시집 넘어지는 세상 이월란 2008.05.19 818
438 바람을 낳은 여자 이월란 2008.05.18 467
Board Pagination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