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0
어제:
276
전체:
5,025,532

이달의 작가
2008.06.11 14:14

비의 목소리

조회 수 277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비의 목소리



                                               이 월란




젖은 함성
깊은 입 속에서 차오르는 분수의 포말들
차가운 불길같은 목멘 아우성이
후두음으로 고인다
목줄기를 타고 내려와
비의 변성기를 대신 거치고
비의 목소리로 걸어가는 사람들
뛰어가는 사람들
목갈린 성대가 시려
하늘끝에서 땅끝까지
세상에서 가장 빨리 피고 지는
비꽃들이
대지의 숨구멍마다 자결하는데
비를 타고 성큼 자라 내게온 어린 발자국
피고 지는 비살 사이로 뛰놀고
비분을 터뜨리는
비의 함성이 덩달아 뛰어다닌다
숨진 물이파리들의 빈례 행렬을 따라
묘지의 바다를 향해 달린다
해시계의 젖은 그림자를 두르고
꽃지어 떠내려가는
호읍하며 목이 잠긴 저 서늘한 가슴들
목사리같은 슬픔의 굴레가
질긴 목청을 세운다

                                        2008-06-1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25 당신의 봄 이월란 2009.07.29 388
724 대박 조짐 이월란 2011.12.14 443
723 대숲 이월란 2011.03.18 363
722 대출 이월란 2010.03.05 451
721 데자뷰 (dejavu) 이월란 2008.05.10 277
720 도시인 이월란 2010.05.18 362
719 독립기념일 이월란 2010.11.24 364
718 독종 이월란 2009.09.19 287
717 돌보석 이월란 2009.04.17 353
716 돌부리 이월란 2008.05.08 385
715 돌아서 가는 길은 이월란 2008.05.10 352
714 돌아온 탕자 이월란 2009.07.27 269
713 동문서답 이월란 2010.10.29 558
712 동물원을 베고 누운 고릴라 이월란 2015.09.20 187
711 동백 아가씨 이월란 2014.10.22 421
710 동백아가씨 이월란 2021.08.16 62
709 동시 7편 이월란 2008.05.09 443
708 동일인물 이월란 2008.05.10 247
707 동태엄마 이월란 2010.02.15 500
706 두부조림 이월란 2011.07.26 419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