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
어제:
306
전체:
5,022,919

이달의 작가
2008.06.11 14:14

비의 목소리

조회 수 277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비의 목소리



                                               이 월란




젖은 함성
깊은 입 속에서 차오르는 분수의 포말들
차가운 불길같은 목멘 아우성이
후두음으로 고인다
목줄기를 타고 내려와
비의 변성기를 대신 거치고
비의 목소리로 걸어가는 사람들
뛰어가는 사람들
목갈린 성대가 시려
하늘끝에서 땅끝까지
세상에서 가장 빨리 피고 지는
비꽃들이
대지의 숨구멍마다 자결하는데
비를 타고 성큼 자라 내게온 어린 발자국
피고 지는 비살 사이로 뛰놀고
비분을 터뜨리는
비의 함성이 덩달아 뛰어다닌다
숨진 물이파리들의 빈례 행렬을 따라
묘지의 바다를 향해 달린다
해시계의 젖은 그림자를 두르고
꽃지어 떠내려가는
호읍하며 목이 잠긴 저 서늘한 가슴들
목사리같은 슬픔의 굴레가
질긴 목청을 세운다

                                        2008-06-1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25 금단(禁斷) 이월란 2010.04.18 416
724 내게 당신이 왔을 때 이월란 2010.04.18 434
723 누드展 이월란 2010.04.18 476
722 예감 이월란 2010.04.18 424
721 나의 통곡은 이월란 2010.04.18 516
720 바벨피쉬 이월란 2010.04.13 495
719 평론의 횟감 이월란 2010.04.13 399
718 가벼워지기 이월란 2010.04.13 406
717 나와 사랑에 빠지기 이월란 2010.04.13 435
716 비온 뒤 이월란 2010.04.13 491
715 기다림 2 이월란 2010.04.13 356
714 봄눈 2 이월란 2010.04.05 430
713 이월란 2010.04.05 449
712 물받이 이월란 2010.04.05 534
711 딸기방귀 이월란 2010.04.05 455
710 詩의 벽 이월란 2010.04.05 407
709 늙어가기 이월란 2010.04.05 400
708 봄눈 1 이월란 2010.04.05 448
707 The Tide 이월란 2010.04.05 405
706 그대 없이 그대를 사랑하는 일은 이월란 2010.03.30 722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52 Next
/ 52